인기있는 포인트엔 낚시꾼들이 많이 모이게 마련이지요.
좁은 장소에서 여러 꾼들이 함께 낚시를 하다보면 이런저런 불편함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인지 낚시 에티켓에 관한 글도 많이 올라오고 저도 여러 번 경험한 터라 서로 웃으면서 함께 즐기는 낚시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낚시터 자리잡기에 대해 한 말씀 올려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나와 자리를 잡은 사람의 우선권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이는 배낚시건 갯바위낚시건 비치낚시건 모든 낚시 에티켓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서 키위 낚시책에도 꼭 언급되는 사항입니다. 남보다 부지런히 먼저 나와 낚시대를 편 사람의 공간을 아무런 양해도 없이 모른척 은근슬쩍 침범하는 것은 얌체짓입니다.
이 경우 `낚시공간’이란 몇 사람이 들어설 수 있는가 뿐만 아니라 캐스팅 공간도 포함합니다. 이미 낚시중인 사람이 정면으로 던질 수도 있고 10시 혹은 2시 방향으로 캐스팅할 수도 있으므로 이를 감안해 채비가 엉키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온 사람의 캐스팅쪽으로 바짝 붙여 던져 `엉키기 싫으면 피하던지’ 하는 식으로 먼저온 사람을 밀어내는 경우도 나쁜 일입니다.
특히 한치낚시의 경우 찌가 조류를 따라 옆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자기 잘못으로 다른 사람과 채비가 엉켰을 경우 다른 사람이 자기 낚시줄을 자르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성숙한 자세입니다. 이는 먼저 온 사람이 낚시대를 2대 3대를 펴놓은 때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기가 낚시터 전세냈나’ 욕하더라도 `그럼 먼저 오시지’ 하는 대꾸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저는 한치낚시터로 유명한 존스베이에 잘 가지 않는데 제 딴에는 옆사람과 넉넉히 공간을 두고 자리를 잡는다고 잡았는데 그사이를 헤집고 들어오는 분들이 꼭 있기 때문입니다. 이땐 십중팔구 옆사람과 채비가 엉키고 또 십중오륙은 사과의 말 한마디 없습니다.
늦게 온 사람이 이런 예절을 지켜줄때는 먼저 온 사람 또한 아량을 베풀어야 멋진 낚시꾼 입니다. 낚시대를 2대를 폈으면 1대를 거두거나 자신이 선 자리를 나눠 각각 왼쪽 오른쪽으로 각각 캐스팅하는 방식으로 늦게 온 사람을 배려하는 것 또한 함께 즐기는 낚시를 위한 에티켓입니다.
얼마전 갯바위 한치낚시를 갔었는데 이미 오신분들로 장소가 비좁아 가시는 분 자리가 나면 할 생각으로 뒤켠에 앉아 기다리는데 그중 한분이 `장소가 마땅치 않은 모양인데 이쪽으로 와 같이 던지시지요’ 하시더군요.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그 분이 던진 뒤 그곳을 피해 제가 던지고 그분이 감아들이면 제가 재빨리 채비를 걷어 다시 그분이 던질 자리를 내드리는 식으로 낚시를 했습니다. 낚시보다는 훈훈한 인정이 더 즐거웠던 경험이었습니다.
사설이 길어졌습니다만 결국은 늦게온 사람이건 먼저 온 사람이건 서로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한다면 쉽게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오늘 일찍 와 좋은 자리를 잡았더라도 내일은 다른 사람에게 한발 늦을 수 있는 것이 낚시이고 또 그것이 사람 사는 것 아닐까요.
사족을 달자면
낚시에티켓 2번:낚시 규정 준수(미달이는 꼭 놔주겠습니다)
3번:쓰레기 버리지 않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