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따라 나선 물9,고기1 마후랑이

느닷없이 따라 나선 물9,고기1 마후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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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가 있는지 없는지 부킹이라는 절차가 필요한 풀태공들은 적어도 한 나절 전에는 기별을 보내 오건만, 장화 두 짝 딛는 곳이 지 자리인 강태공은 시도 때도 없이 물기만 어른거리면 불러내다 보니 느닷없이 따라 나설 수밖에 없었다. 묻고 자실 것도 없이 목적지로 내빼는 걸로 보아 전에 뻔질나게 가본 곳이 아닌가 싶었다.  

각시들을 한눈 팔지 말고 그늘에 쉬면서 지둘르라며 다독거리고, 싱싱할 때 즉석에서 회를 떠 찍어 드시면 침샘을 흥분시킨다는 초고추장을 건네 받았다. 두 태공과 반 태공이 곧 일 내고 돌아 올 것처럼 거창하게 둘러메고, 물 흐름과 땅의 기운을 예의 살피며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가운데 반태공만이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고 있으니 그이가 보살민이다.




미늘도 없는 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느라 죽치고 앉았었거나, 그 즐거움만 취하면 되는 취적비취어取摘非取魚의 낚시관에서 선인들을 닮아가려면 모를까, 한 방을 노리고 번갯불에 콩 튀겨 먹으려는 세상에다 과정보다 결과만 성공하면 되는 그 사회의 토양에 익숙한 나에게, 기다림은 시간을 당겨쓰는 것만 같았으니 답답할 지경이었다.

지루한 시간은 날까지 저물게 하고, 텅 빈 빠게스통은 물이라도 채워달라며 배고파 했다. 뭐 하나 건드려 주지 않는 낚싯대는 바닷바람을 쐬며 아예 주무시고 계셨고, 무서운 입을 즐겁게 하려는 태공들의 손놀림만이 먹을 것을 퍼 날르느라 분주했다. 얼떨결에 졸다가 놀란 낚시대 하나가 쥔장의 체면을 살려줬으니 망정이지, 특별히 모시고 간 초고추장은 물론 바리바리 싸 들고 간 짐 보따리 속 잡동사니들이 들고 일어날 뻔 했다.




호송차 두 대에 민병 일곱이나 출전한 작전(?)치고는 실적이 신통찮아서 포로가 미성년인지를 가늠하는데 너무나 인색했다. 아직 치수가 안 된다고 항변하는 스네퍼와 기럭지를 엄청 늘려 잡으며 얼추 들어맞는다는 야문정이 맞섰지만 권력은 늘 잡은 쪽에서 밀어붙이는 게 우리네 방식이다. “초고추장을 챙겨온 날은 허탕만 친다는 징크스까지 까 문대며 재판도 없이 현장에서 증거인멸 시켜버리니, 정력에 그만이라고 비늘만 벗겨 껍데기까지 오래오래 곱씹어 삼킨 반태공과 두어 점 얻어먹은 나, 그리고 저 말씀이 없으신 하늘과 바다만 알고 있어야 하는 일이 일어났다.       

 

풀밭에서 원 없이 즐길 수 있는 풀태공과 물가에서 원 없이 참선할 수 있는 강태공이여!

한가롭고 자유로우며 사방팔방 자연공원 속에다 축복받은 운명들을 데려다 놨으니, 성실하게 일하고 서로 아끼며 감사하는 일만 기억하면 될 일, 그립고 외로움이 달겨들 때 줄행랑 칠 곳이 지천으로 널렸으니 참말로 좋것소.

 

 

느닷없이 따라 나섰다 돌아와서..

9000dong




하얀둥지
필력이 대단합니다 재미있게잘읽었습니다 마후랑이에서 즐거운추억보내셧네요
9000dong
그곳에 가보셨나 보네요. 공원과 비치도 있어 낚시가 아니라도 좋은 곳이더군요.
장소를 들으면서 잊어먹는 통에 몰랐었는데 그곳이 맞습니다. '마이랑이베이'랑 비슷했었거든요.
제목을 고쳐야 겠습니다.
물가에 가시면 늘 즐거움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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