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경력이 일천하지만, 제 낚시 이야기를 간단히 해볼게요. 재미없으실까봐 걱정.
저는 한국에서 낚시를 거의 안했죠. 그냥 어렸을때 동네 저수지에서 붕어낚시나 하고, 직장다닐때는 낚시다니는 동료나 후배들이랑 같이 가서 회먹고 노는 재미정도 즐기고, 남들 우럭, 참돔낚시할때 저는 학꽁치 낙시나 하던 실력이었죠.
그러다 뉴질랜드에 이민을 오게 되고. 그때만 해도 낚시동호회가 전무했죠. 주변 사람들이 같이 동호회 하나 만들자고 해서 만들었고, 하지만 저의 낚시 실력은 거의 잼병. 그러나, 동호회내의 많은 고수들 덕분에 매듭도 배우고 미끼 끼우는 법도 배우고, 캐스팅하는 법도 배우고. 그때만 해도 가까운 갯바위에 가면 2-3마리는 잡아 오던 시절였죠, 그러던 중에 배를 가지고 배낚시하던 분들을 몇명 사귀게 되었습니다. 배낚시라는게 호흡이 잘맞는 동료들이 있으면 아주 좋죠. 낚시 실력은 좀 떨어져도 랜딩할때 도움도 되고 배 청소도 잘해서인지 같이 다니자는 분들이 많았죠. 6미터급의 큰 배를 가진 분들도 있었고, 먼바다에 갈수 있는 150-200마력급의 강력한 배를 가진 분도 있었고, 4미터 정도의 고무단정보트를 가진 분도 있었고. 그러면서 제 낚시 실력도 초보딱지를 겨우 면할 실력은 되어 갔고.
그렇게 배낚시를 다니다 보니 갯바위다닐 때보다 조황이 좋아지대요. 그때는 제한이 스냐퍼 9마리까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대개 나가면 그 정도는 채울 정도였죠. 두어번 9마리씩 잡아오니 처음엔 집에서 좋아하고 주변 친구들 아주 좋아하고, 모여서 회파티도 하고. 그런데, 점점 남아서 냉동실로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고, 나중엔 냉동실에 스내퍼 넣어놓은걸 잊게 되고. 쉽게 말해 점점 고기 귀한 줄 모르게 되는거죠.
그래서, 반성을 했습니다. 이러면 안된다, 이래선 안된다 하고. 그래서 그 뒤론 꼭 필요한 만큼만, 행복한 만큼만 잡아 오고 가져오자, 그래서 보통 나가면 3마리를 넘기지 않습니다. 어떨때는 1마리만 잡아도 손맛 다 보고, 충분히 즐거우면 그걸로 땡, 조기 퇴근을 하게 되었죠. 한번은 와이프랑 존스배이쪽 갯바위 나가서 30분만에 스내퍼 35-40센티급 스내퍼 2마리를 손맛 진하게 보며 잡아서 조기 퇴근하고 들어온 적도 있죠. 오는 길에 와이프에게 마타카나의 명물인 수제버거 한턱 기분좋게 쏘면서.
저는 갯바위 낚시를 많이 하지만, 정말 손맛을 보고 싶을땐 코로만델에 섬낚시를 가거나, 고무보트를 타고 가까운 앞바다에 나갑니다. 그리고 섬낚시나 배낚시를 할때는 낚시대와 릴, 줄을 모두 가벼운 걸로 쓰죠. 보통 3-6kg대의 1.8~2.1미터 정도의 가는 낚시대에, 아기 주먹만한 4-6kg대의 릴, 그리고 10파운드 내외의 줄을 사용하여 라이트피슁을 즐기죠. 그 라이트한 장비로 45cm 정도의 스내퍼를 잡아 올리려면 적어도 20분 정도 씨름을 해야 하죠. 그 장비로 최고 68cm의 스내퍼를 잡은 적도 있는데, 30분넘게 씨름을 했죠. 그렇게 한번 하면 몇일은 낚시하러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손 맛과 기분은 아주 최고죠. 그 흥분도가 1주일은 가죠. 그리고 딱 그거 한마리면 충분하고요.
이민와서 한 3년 낚시 재미있게, 열심히 다니다가 비지니스도 하고 회사도 다니는 투잡을 뛰느라 10년넘게 낚시를 못하다가 한 2-3년전부터 낚시를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바다에 나갈수 있는 고무단정보트도 마련하여 갯바위 낚시, 고무보트낚시, 섬낚시등을 즐기며 지내죠.
뉴질랜드에 와서 좋은 스승님을 많이 만나고 좋은 가르침을 받아 지금도 스승님들로부터 배운 원칙을 지키고 있죠.
- 위험하지 않게, 안전하게. 날씨 안 좋으면 과감히 포기.
- 혼자 다니지 말고 꼭 두 명이상 같이 다닐 것. 안되면 와이프(? ㅎㅎ)라도 데리고 갈것.
- 집앞에 비치에서 낚시해도 안전 또 안전. 구명조끼는 필수.
- 고기 욕심내지 말고, 꼭 필요한 만큼만.
- 규칙과 법은 꼭 지켜라.
마지막으로 낚시꾼이나 어부가 되지 말고, 낚시의 道를 아는 조사가 되라고 가르침을 주었죠.
여러분들도 모두 즐거운 낚시, 안전한 낚시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