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 홈리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공부하던 학교에는 가난한 유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매주 수요일이 되면 학교 한켠에 있는 창고 앞에서 부식을 나누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유통회사로부터 도네이션 받은 유효기간이 다된 캔류, 생필품 그리고 야채 등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또 주위에 있는 한인교회들에서도 부식을 나누어 주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부식을 받으러 갈 때 마음 속에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다른 사람에게 구걸해서 생활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경험한 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막상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보니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마치 홈리스들이 음식을 받아가듯 줄을 서서 기다려 부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부식을 받는 과정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때 자괴감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것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일시적인 필요 때문에 도움을 받는 것이고, 뉴질랜드로 돌아가면 내집이 있고 가족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와서 그때 일을 생각해 볼 때 만약 내가 정말 홈리스처럼 구걸하며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과연 내가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그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었을까?
지금은 뉴질랜드로 돌아와 홈리스 구제 봉사를 시작한지 3년이 넘었습니다. 격려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홈리스 봉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분들은 “홈리스=가난=게으름=악”이라는 등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제게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뉴질랜드에는 홈리스들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습니까? 왜 게을러서 홈리스가 된 사람들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것입니까?”
이것은 오해입니다. 홈리스 문제는 가난과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멘탈의 문제입니다.
냉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든지 사업에 실패하고, 실업자가 되고, 가정이 깨어지면 절망적인 상황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몇 일만 길거리에서 지내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줄을 놔버리고 말 것입니다. 이것이 홈리스가 되는 과정입니다.
예년에 비해 따뜻한 겨울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추운 겨울 날씨입니다. 홈리스들은 차갑게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 속에서 남아 있던 마지막 정신줄까지도 놔버리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한인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서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추운 겨울을 녹일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한인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시간: 매주 일요일 오후12시30분
장소: 시티 도서관 옆
대상: 건강한 한인사회의 미래를 원하는 모든 분들(청소년 포함)
내용:
1. 홈리스들에게 샌드위치 종류의 간단한 음식제공
2. 노래와 음악연주
3. 홈리스들의 재활을 위한 스피치
봉사분야:
홈리스들을 위한 음식 조리 봉사 / 노래와 음악연주 봉사 / 기타 음식, 의류, 신발 등의 생필품 도네이션
연락처: 027 4813 207, thewayofhappiness3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