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이 뉴질랜드에 들어온지 벌써 1달하고 보름이 지나간다.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고, 안들리는 영어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그리고
아직도 은근한 전쟁 중인 손녀하고의 관계가 이제는 그럭저럭 면역이 되가는 거 같다.
틀에 박힌 손주들 생활속에 그래도 가장 별미중의 하나는 숙제 끝나고 읽기시간이다.
할배는 그렇저럭 발음이 좋지만 나는 전혀 아니다.
F발음이나 V발음 등 전혀 안되는 발음이 많고 특히 경상도라
특정한 발음이 전혀 안된다.
이시간은 우리 손주가 제일 기가 사는 시간이다.
우선 손주가 크게 영어책을 2페이지 읽는다.
읽기가 귀찮아서 이리 빼고 저리빼지만 그래도 읽는다.
그런다음에 할배가 읽는다.
할배가 읽을 때는 틈 잡을 때가 없으니 그냥 패스~~~~~~~~~~
그리고 다시 손주가 읽는다.
왜 나는 2번이나 읽어야 하냐고 난리 부르스를 치지만
그래도 읽게한다.
그리고 나서 내 차레
별안간 손주가 몸짓 발짓을 하면서
오마이갓
별의 별 소리를 다하면서 나한테 야단을 친다.
발음 똑바로 하라고..............
나도 하고 싶지 그런데 안되는 걸 어찌겠노...........
아마 이러한 장면을 찍어 AFV에 내면 10,000상금은 우리 것일 것이다.
덕분에 내가 읽는 시간은 웃음 마당시간이다.
배를 잡고 데구르 구르는 손녀...
너무 웃어 머리가 아프다는 할배
온몸 제스츄어를 하면서 난리 부르스를 치는 손자......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이제 서서히 마음을 여는 손녀가 대견스럽기만 하다.
아직 손녀는 우리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직접 말하지를 않고
손주를 통해서 혹은 영어를 혼자 주절 대면서 그속에 자기 이야기를 한다.
손녀가 영어로 이야기할 때는 할배가 온 정신이 그쪽으로 집중된다.
그리고 영어로 혹은 한국말로 물어본다.
인터가 왜 이렇게 숙제가 많은 건지...
밤을 새는게 보통인 손녀가 안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대견스럽다.
혼자 스스로 공부한다는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지아빠가 고맙다고 카톡으로 가끔씩 보내오지만, 오히려 우리가 고맙다.
몇일 전에는 필요하다해서 할배가 당일 프린터를 구해 주었다.
그러더니 다음날 영어로 중얼거리면서 들어보니 칼라 프린터가 필요하단다.
꿀밤을 주고 싶지만 꾹 참고 할배가 칼라 프린터를 구해오더니 오늘 칼라 잉크를 사와서
시운전을 했다.
손녀가 컴퓨터 채팅을 하면서 손녀가 좋아하는 그림을 프린터 하면서 방긋이 웃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너무 좋아하는 손녀의 모습에 나도 할배도 좋다.
지금 손자는 할배하고 숙제하고있고 손녀는 그 옆에서 같이 숙제하고 있다.
즐거운 나의 집이란 말이 바로 이런게 아닌가...........
허나 아직 모른다.
손주들하고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