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나다가 좀 가까워진다 싶으면 갑자기 남자들 태도가 변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제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 걸까요?" 그녀의 푸념에 나는 생각에 잠겼다.
올해 서른인 그녀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5-6년 전에 기업 주최 강연에 갔다가 알게 되었는데, 결혼연령이다 보니 가끔 소개도 해주고, 고민상담도 해주고 그렇게 지내온 사람이다. 그녀에게 남성을 몇 명 소개했는데, 오래 이어지지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하다 보면 잘 되는 사람, 안되는 사람 다 있는 것이고,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음을 기약하곤 했다.
"연락이 없다니요... 00님이 찼어요?"
"아뇨..."
"혹시 신체적인 접촉을 가진 후였나요?"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머뭇거리는 것을 보면서 내 생각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 한 분야에서 오랜 세월 일하다 보면 도통하는 것 비슷한 경지에 이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경험이 쌓이고,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녀의 경우는 내가 알기로 냄새와 관련이 있는 게 대부분이다. 냄새라고 하면 입냄새, 몸냄새, 그리고 성관계시 여성에게서 나는 냄새이다. 몸 냄새는 본인이 알지만, 나머지 둘은 잘 모른다. 그런 경우 남자들은 참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아주 질색을 하기도 한다.
만남 초기에 특히 체취는 그 사람에 대한 느낌을 갖는 데 중요하고, 심지어 체취가 싫어서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 액취증 있는 여성을 만난 적이 있는 한 남성은 "냄새 하나로 사람이 100% 달라 보였다"고 할 정도였다. 그만큼 남녀 교제시 냄새는 중요하고, 그래서 말하기 껄끄럽고 어렵지만, 솔직하게 말해줘야 한다.
역시 그녀는 내 말을 듣고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래도 나는 말을 해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스킨십은 관계의 완성이거든요. 벌이 꽃을 찾아가는 건 향기 때문이고요."
그녀가 내 말대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다음에 소개한 남성과 몇 개월째 잘 만나고 있고, 곧 결혼날짜 잡는다는 소식도 들렸다. 나보다 남들이 더 잘 아는 것이 냄새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라도 이성과 교제할 때는 자신의 냄새를 확인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펌>
나태주, 행복
박우현,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