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힘 좀 쓰는 언니들 특징
교보문고 선정 최고의 문장
문득 행복하냐고 묻고 싶을 때가 있다..
당신을 생각하느라 여기까지 왔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느라 미열이 찾아 왔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느라 조금 웃었습니다.
내가 앓고 있는 것이 당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일은 그러네요.
내가 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의 '상태'를 자꾸자꾸 신경쓰게 되는 것.
문득 갑자기 찾아오는 거드라구요.
가슴에 쿵 하고 돌 하나를 얹은 기분.
절대로 나는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한 적 없는데 그렇게 되는 거에요.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와 있다는 건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날씨처럼,
문득 기분이 달라지는 것.
갑자기 눈가가 뿌예지는 것,
아무것도 아닌 일에 지진 난 것처럼 흔들리는 것..
문득 행복하냐고 묻고 싶을 때가 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넌 지금 어떤지 궁금할 때
많이 사랑했느냐고 묻고 싶을때가 있다
그게 누구였는지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살았는지
어땠는지 궁금할 때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서 터져 버릴 것 같은 시간보다
누구를 사랑해서 터져 버릴 것 같은 시간이 낫지 않느냐고 묻고 싶다.
불가능한 사랑이어서
하면 안되는 사랑일수록
그 사랑은 무서운 불꽃으로 연명하게 돼 있지 않은가
누가 내 마음을 몰라주는 답답함 때문이 아니라
누가 내 마음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롭고, 목이 마른 이유들을 아느냐고 묻고 싶다.
묻고 싶은게 많아서 당신이겠다
나를 지나간
내가 지나간 세상 모든 것들에게
'잘 지내냐'고 묻고 싶어서
당신을 만난 거겠다.
글 이병률 (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