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사춘기가 돼 자기주장이 강해지면 부모와 싸우는 일이 많아지게 된다. 요즘 아이들 한번 이야기해서 듣는 법 없기 때문에 여러 번 이야기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자녀와 자주 말씨름을 하게 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엄마와 자녀간의 싸움은 거의 내용이 똑같은 경우가 많다. 대개는 공부 왜 안하니? 준비물 잘 챙겼니? 방 정리 좀 해라. 컴퓨터게임 언제까지 할 거니? TV 좀 그만보고 공부해라? 등등 매우 사소한 일로 거의 매일 자녀와 싸우게 된다. 싸우기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말싸움을 매일 반복한다. 어떻게 하면 사춘기 자녀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을까?
첫째, 자녀와 입씨름 하지 말자.
자녀가 사춘기가 되면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능력이 발달하면서 이것저것 논리적으로 따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부모와 자주 입씨름하게 된다. 그런데 입씨름을 길게 하다보면 화가 나 부모로서 해서는 안 될 이야기까지 하게 되고 좀 더 화가 나면 이성을 잃고 손찌검까지 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지금 내가 자녀와 하는 말이 쓸데없는 입씨름이라고 생각된다면 당장 그만두자. 입씨름만 하지 않아도 자녀와의 싸움은 훨씬 줄어든다. 자녀와의 입씨름은 너무나 소모적이고 쓸데없는 짓이다.
둘째, 자녀가 싸움을 걸어오면 적당히 무시해버리자.
자식들은 참으로 영리해 어떻게 하면 부모가 화를 내는지 잘 알고 있다. 자녀가 억지를 부리면서 싸움을 걸어올 때는 대개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심심해서,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부모의 권위에 대항하기 위해서 등이다. 자녀가 쓸데없이 심통을 부리거나 짜증을 낸다면 무슨 이유 때문인지 먼저 생각해보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적당히 무시해버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무시한다는 것은 부모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부려도 부모에게 별 영향을 미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세 번 정도만 무시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그 뒤부터는 함부로 싸움을 걸어오지 않는다. 특히 엄마에게 자주 싸움을 걸어오는 딸아이는 대개 ‘우리 엄마는 화나면 야단칠 것이고 그러면 하기 싫은 공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엄마는 딸아이의 이런 전략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셋째, 사춘기 자녀에게 말할 때 소리 지르지 말고 목소리 톤을 낮춰 말하자.
‘자녀와 말할 때 별 일 아닌 것도 화를 내면서 말을 하거나 소리 지르면서 말을 하지는 않는가?’ 한번쯤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아무 것도 아닌 일인데 화내는 듯한 목소리 때문에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흥분된 듯한 목소리로 말을 하면 자녀도 흥분해 엄마에게 소리칠 수 있다. 엄마가 소리부터 지르면 사소한 작은 일도 큰일로 번지기 쉽다. 특히 사춘기 자녀와 이야기 할 때에는 목소리 톤을 낮추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표정으로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입을 꽉 다물고 긴장된 표정으로 목소리 낮춰 말을 하면 화를 내지 않아도 ‘지금 엄마는 화가 나 있다’는 사실을 엄마의 얼굴표정을 보고 자녀들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자녀와 의견이 좁혀지기 않고 언쟁이 길어질 때는 글로 써오라고 제안하고 부모도 글로 답하자.
어떤 일을 결정해야 할 때 엄마와 자녀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목소리가 점차 커갈 때는 언쟁을 즉각 멈추고 자녀에게 요구하는 사항과 이유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종이에 글로 써오라고 하자. 자녀는 자신의 요구사항을 글로 쓰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고, 부모는 자녀 말을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화부터 내는 습관을 고칠 수 있다. 이 방법은 부모와 자녀가 서로 말꼬리를 붙들고 늘어지는 감정적인 말싸움은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여섯째, 부모가 잘못했을 때 기꺼이 잘못을 인정하고 자녀에게 사과하자.
자녀에게 부모 잘못을 인정해 본 적이 있는가?
미안하다고 자녀에게 사과해본 적이 있는가?
자녀의 잘못된 행동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지적하고 야단치면서 부모가 잘못 했을 때에는 너를 위해 그랬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살다보면 부모도 자녀에게 잘못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그냥 모른 척 은근슬쩍 넘어가지 말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자. 내 자식이지만 잘못을 했다면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도 직접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미안하다”는 부모의 말 한마디가 그동안 자녀 마음속에 쌓였던 모든 응어리를 풀어줄 수 있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사과할 줄 아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일곱째, 하나부터 열까지 잘못된 행동 하나하나를 지적하지 말자.
이상하게 자녀가 커갈수록 자녀에게 하는 말 대부분이 명령하고 지시하는 말이다. 자녀가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지만 자녀 입장에서는 숨이 막히는 일이다. 따라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지적하지 말고 사소한 것은 그냥 넘어가 주자. 대신에 큰 것은 자녀와 이야기 나누면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춘기 자녀와 잘 지내는 지혜라면 지혜이다.
여덟째,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의 한계는 명확히 가르치자
자녀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내고 싶다고 해서 자녀가 하자는 대로 내버려 둘 수만은 없다. 사춘기 자녀가 올바른 성인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의 한계를 정확하게 가르쳐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책임감과 의무감을 배울 기회를 놓치게 된다. 특히 사춘기 시절에는 가르칠 것은 정확하게 가르치고 그냥 넘어가도 될 사소한 일은 눈감아주는 지혜로움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공익사단법인 한국심리상담전문학회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