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태어날 때를 기억하면...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힘들게 진통을 끝내고...
아이가 태어나고 난 뒤...건강한 아이 모습에 안도하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그 순간이...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잠을 취했을 때였던 거 같아요.
첫아이는 고생을 무지 많이 했어요.
긴 시간 진통...신호에 맞춰 계속 힘을 주라는데 나중에는 힘이 빠져서 아무 생각도 안 들더군요.
고함 소리에 온갖힘을 다 짜내고 난 후, 가무룩~~하니 정신줄을 놓은 중에도 간호사가 급하게 뛰고 무어라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분만실 밖에서 기다리는 남편이 목격한 것은 비명 소리에 이어 분만실 문이 열리더니 간호사가 어디론가로 달려가고...무언가 큰일이 있다 싶어서 남편이 분만실 안으로 뛰어들어갔대요.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침대에 축 늘어져 있는 저와 그 다음으로 의료진이 갓 태어난 아기에게 인공호흡을 하던 모습이었대요.
이윽고 산소호흡기를 가져온 간호사...다행이 인공호흡 덕분이었는지 아이가 약하게 울기 시작하여 의료진들이 모두 안도를 하였다는데요.
전 그런 것도 모르고 의식을 잃었다가 나중에사 병실로 와서 의식을 차렸습니다.
첫아이라서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온갖 관련 정보지들을 읽으며 미리 준비했지만, 막상 그 순간이 닥치니 아무 생각도 안 난 거 같아요.
둘째는요.
아직 예정일이 안 되었는데...그 날 따라 점심에 통닭이 먹고 싶어서 먹었는데 배가 사알살 아픈 거예요.
화장실을 들낙날락...그런데...배가 아픈 증상이 조금씩 다른 느낌? 이상하다 아직 예정일이 멀었는데?...하다가...진통이 정기적으로 오는 걸 알게 됐어요.
놀래서 회사의 모임으로 늦게 들어온다던 남편에게 전화를 했지요. 당장 집으로 오라고...
남편 도착하기 전에 다니던 가까운 병원으로 전화를 미리 해놓고...진통으로 힘들어 하며 첫째 아이도 챙기고 그러고 있었어요.
남편이 도착했을 때는 진통이 너무 심해서 차에 타서부터는 잘 모르겠어요.
병원 도착해서 바로 분만실로 직행~~~ 둘째는 좀 순조롭게 낳은 거 같아요.
그런데....
당황한 남편이 잠든 첫째 아이를 차에다가 태워두고 그냥 분만실로 같이 왔다가...
아차!! 첫째~~하고 차로 달려가니..잠들었던 첫째가 깨서는 차 안에서 눈물, 콧물...범벅이 되어서 '엄마~~아빠~~' 하고 울고 있더래요.
지금도 그것 생각하면 아찔~~하네요.
다행이 겨울이라서 괜찮았지...뉴질랜드 뉴스에 여름에 차 안에 혼자 있다가 잘못된 어린아이 있었다는 거 보면서 속으로 '감사합니다' 한답니다.
그 때 큰 아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둘째 태어나는 날 첫째는 그리 고생했던 거여요.
어릴 때는 동생들에게 양보 많이 하던 큰아이...이제는 동생들 질서잡기 대장이여요. 연년생인 둘째도 꼼짝~~못해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는 거...정말 축복받은 일인 거 같애요.
셋째는요?
ㅎ...둘째보다 더 수월하게~~~태어난 거 같애요.
그런데 체중이 좀 모자란다고 해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있었거든요.
제가 퇴원할 때도 같이 퇴원 못하고 2~3일 늦게 퇴원했는데...아가야를 병원에 두고 혼자 퇴원할 때 울었어요. 맘이 아파서..
ㅎ~~오래 되었지만, 제 아이들 태어나는 순간을 한 번 주절주절...적어보았네요.
새로이 아가의 탄생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
아름답고 평화로운 뉴질랜드에서 어여쁜 2세와의 만남을 미리 축하드려요^^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당신들은 참으로 위대한 분들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