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 일자리 구하는 게 너무 힘드네요..

일식집 일자리 구하는 게 너무 힘드네요..

15 4,915 하얀연필

안녕하세요.
26살의 워킹홀리 남학생입니다.

사회생활 하기 전 경험 한 번 쌓아보자고
한국에서 대학교 졸업 후 이번 년도 5월 말에 뉴질랜드로 날아왔습니다.

그 후 닥치는 대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시급으로 따지면 9불도 안 되는 워크워스 지역 아시아인 부려먹던 농장에서
새벽부터 일어나 오후 늦게까지 꼬박 3개월을 일했습니다.

일을 옮길 수도, 그만 둘 수도 있었는데
정말 한국에서 90만원만 들고 뉴질랜드 온 터라
돈이 바닥나 돈 때문에 이 악 물고 정말 열심히 일했었죠.
만다린 피킹하고 프루닝도 하고,,,

실은 그때 아이알디 번호 신청 처리를 아이알디 센터에서 잘못 처리해가지고
주급을 한 달 넘어서 몰아서 받을 수 있었던 까닭에
차비도 없어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때 숙소비도 밀려서 겨우 겨우 땜빵해서 냈거든요...
겨울이라 일이 없기도 했었구요.

농장에서 3개월 일한 후
한국에서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 목장에서 소 젖 짜는 일이라
테와무투로 내려가 목장에서 새벽 4시부터 저녁 7시까지 또 꼬박 한 달을 일했습니다.

그 후 타우랑가에 와서는 키위 공장에서 한 달 간 박스도 나르고 키위 패킹도 했구요.

농장, 목장, 공장, 다 돌아다니면서 고생하던 가운데,
제 한계도 느낄 수 있었고,
저 자신 또한 낮출 수 있었던 터라
인생 경험하나는 제대로 쌓고 있다는 생각에 일은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했습니다.

외국 친구들도 저한테는
너는 다른 한국 사람과는 좀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적극적인 마인드로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들과 사귀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요리가 배우고 싶더군요.

백팩커에서 외국 애들한테 한국 요리도 해주면서
다른 나라 요리를 얻어먹곤 했는데,
너무 맛좋은 요리가 의외로 많아서 요리법을 하나 둘 씩 배우기 시작하다 보니까
문득 요리를 배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게 2주일 전이었습니다.

키위 시즌이 끝나서 키위 공장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며칠 타우랑가에서 좀 쉬다가
마침내 차에다가 제 짐을 모두 싣고 이력서 20장을 뽑은 후
이곳 저곳 도시로 스시집을 찾아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왠만한 한국 요리는 다 만들 줄 아는 터라
일본 요리인 스시가 배우고 싶더라구요.
일본 요리인 오야꼬 우동 같은 건 쉽게 만들 수 있는 터라
당시는 차라리 일본 요리를 좀 더 배워두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 후 이력서를 들고 타우랑가, 마운트 망가누이, 헤밀톤, 로토루아,,,
모든 스시집을 다 돌았습니다.

20군대 넘게 이력서를 다 드렸는데,
어느 분 하나 연락이 없네요...

몇 몇 연락 주셨던 분들은 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안 뽑고,
저는 비자 만료 기간 때문에 6개월 밖에 일 할 수 없는 터라
또 안 된다고 하시고...

제가 경험도 없고 오래 일 할 수도 없지만
정말 누구보다도 잘 배우고 잘 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계속 구직하면서 기다리자고 생각했죠.

그러다 4일 전,
테아무투 지역의 스시집에서 연락이 오길레 가서 면접을 봤습니다.

멀리서 마음 먹고 온 거고,
저 또한 스시집에서 배우자는 생각으로 일하려던 거라서 잘 말씀드렸더니,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내년 4월 말까지 밖에 일을 할 수 (6개월)없고
스시집 경력이 없는데도 절 써주시겠다고 거의 확정적으로 말씀해주시더라구요.
내일 부터 일 나오면 한 번 하는 거 보겠다고...

저는 그 말을 믿고 테와무투에 짐도 다 풀어놨는데,
갑자기 그날 저녁에 저를 채용 못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다음날 가서 물어보니,
학생처럼 에뉴얼 fee를 물어보는 학생은 처음봤다고,
제가 시급에 대해 너무 따졌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남편분에게 제 이야기를 했을 때 NO를 했답니다.

그러면서 다른 식당에 가서 일을 구할 때는
시급 같은 걸 물어보면서 너무 따지지 말고
그냥 일부터 시작 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아침 전 헤밀턴으로 내려가 모든 스시집을 다 돌았습니다.
한 군대 파트타임으로 절 고용해주시는 분이 계셨는데,
저는 풀타임으로 구하는 거라서 조금 안 맞을 거 같기도 해서
아직 결정을 못하겠습니다.

파트타임으로 일 시작하더라도
최소한 약속은 했으니 6개월 이상은 일을 해야하는데,
하루에 네 시간 씩 6개월 동안 일하게 되면
경험은 되겠지만, 돈을 모을 수가 없어 생활비 충당이 안 될 것 같더군요.

다른 스시집을 좀 더 돌아다녀야 될 것 같은데,,,
20군대 넘게 이력서를 돌린 지금 과연 스시집 일을 구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돈이 없어서 조금 가진 돈조차 아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차에서 잠을 잔 지도 어언 4일 째 입니다.
머리라도 감고 세수라도 하자고
퍼블릭 화장실이 있는 공원에 가서 주차 후 차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헤밀턴, 테와무투, 로토루아,,,,
어제는 캠브리지의 공원에다 차를 주차해놓고 거기에서 잠을 잤구요...
캠브리지 공원에는 호수가 있던 터라 어제 저녁에는 좀 춥더군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도로에 마크하는 빨간색 고깔모자가
두 개씩 제 차 앞 뒤에 세워져있더군요.

아마 어제 저녁에 캄캄한 밤에 지나가는 차가
제 검은색 차를 밤길에 보지 못하고 칠 까봐 걱정한 누군가가
마음씨 좋게도 제 차 앞뒤에 마크를 해준 것 같습니다.
공원에 주차할 때 제 차 밖에 없었거든요.

아무튼 젊음 하나 믿고 뉴질랜드 와서 고생하는 것은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걸 기회가 안 닿아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너무 안타깝네요.

제 주변에 스시집에서 일하시는 분 중에는
처음에 뉴질랜드 왔을 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스시집 찾아가
일을 구직한 후 1년 동안 일하신 분도 계시는데,,,

뉴질랜드와서 제일 구하기 쉬운 일 중 하나가 스시집이라고 하지만,
시기가 맞지 않아 일 구하는 게 너무 힘들어 지쳐가기만 합니다. 


  
ㅡㅡ;;
일을 할 때 시급을 물어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물어 보지 말라니... ㅡ ㅡ;;

님글을 읽으니깐... 마음이 아프네요.. 힘내세요~~ ^^*
Julia Park
원래 워킹 할리 데이가 그런 건지 아셨으리라 봅니다. 

대학 학력 수준의 외국 노동력을 Seasonal worker로서 임시급으로 하려는 제도입니다.

지역 사회가 원하는 일이고 있는 일이면 몰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면 여러 가지 조건을 감수해야겠지요.
하얀연필
제 주변 외국인 친구들도 모두 대학 학력 수준 이상인데 시즈널 워커로서 힘들게 일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일이였을지라도, 고생하는 가운데 저 또한 그랬듯이 그 친구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다보면 찾을 수 있는 의미가 줄어들게 되지요. 여러가지 조건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일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지만, 제가 감내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닌, 시기의 조건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일을 포기해야한다는 게 참 힘드네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캠브릿지
우리집 근방에서 주무셨군요.

씻는건 해 드릴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세요?
캠브릿지
우선 글도 잘쓰시네요.

지금 그 열정이라면 뭐든 다 해낼수 있으리라 믿어요.

님의 그 젊음과 열정이 부럽기만합니다.

글렌필드에 친구가 일식을 하는데 일단 한번 물어나볼께요

전번 남겨주세요.
흠..
워크로 날라와서 일구하기 쉽지않죠..일단 원하는 일이 있다면 경력이 중요하니까 돈을 너무 생각하지 말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세요. 그리고 경험도 경험이지만 정말 너무 한정된 돈으로 무작정 덤벼들면 사고가 나거나 범죄로 이어집니다. 최소한 생활비와 차비는 있는 상태에서 무슨일을 벌이시기 바랍니다. 차안에서 캠핑은 뉴질랜드에서 아주 평범한 일입니다. 다만 공원에서 캠핑하는 것은 불법이고 벌금이 약 400달러 나올겁니다. 아침에 누가 차에 콘 가져다 놓은것은 마크입니다. 그곳에 더 계셨으면 랙카차 와서 견인해 갔을 겁니다. 잘알고, 또 준비도 하면서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리키
화이팅 하시고.. 혹시 연락처는 어케되는지요.저희도 지금 일할 식구 구하고 있어요.

연락처 남겨주시면 전화통화해요...
교민
영어를 배우려고 뉴질랜드에 머무는 것 같지는 않으신데

가능하면 지금 하시는 경험을 한국에서 하심이 좋을 것 같군요...일식요리를 배우는 것도 그렇구요...
finder
음... 글 솜씨가 보기 드물게 좋네요.

성품이 어떤지 감이 잡힙니다.

좋은 결과 얻으시길 빌게요.
nz
제가 봐서도 하얀연필님은 하루빨리 한국에 가서 일자리를 찾아보는게 본인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더 나아보입니다. 여기서 그런 일을 찾고자 하는 이유가 달리 있지않다면 영어를 배우고자 한국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와 있는게 아닌한 한국에서 하루빨리 취직을 해서 안정된 사회로 나아감이 나을듯합니다.
하얀연필
^^ nz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 또한 한국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잡고 사회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 한국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지금처럼 해외에 나와 이렇게 고생할 수 있는 기회조차 다시는 없을 것 같더라구요. 한국에서부터 이곳에 오기 전, 앞으로의 1년 이란 시간을 저 자신을 시험해보는 시간으로 삼아 무슨 일이든 고생하면서 다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었었습니다. 고생은 하고 있지만, 분명히 전 뉴질랜드에서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좋은 경험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미래를 위해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내년 5월 말 비자가 끝날 때 까지는 고생 좀 더 해보다가 한국 사회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돌아가게 되면 한국 사회를 짊어질 멋진 청년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
아름다운세상
번호하나남겨주시겟어요?^^

아니면 욜러 연락한번주세요 !! 도움이될수있으면 도와드리고싶습니다.

021 0262 3081
오렌지웨어하우스
저기요

저번에 길가다가 에이티엠에서 한번 보고

샾에서 배터리 사가실때 본 청년인데요 (삼성배터리)2불

아직도 주변에 계시면 저희집 와서 계세요

저번에 잠시 얘기 나누고 나서  정말 순하게 생기셧다고 생각했엇는데

저도 플랫중이라, 바깥에서 자면 입돌아가십니다.

021 031 9532  저 24살인데 조금이나마 형님한테 도움이 될까 이렇게 냄깁니다

아무 꺼리낌 없이 오세요,
하얀연필
오렌지 웨어하우스님 감사합니다 ^^ 캠브릿지 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오렌지 웨어하우스 님의 댓글을 이제야 읽게 됐어요. 아마 다른 분과 저를 착각 하신 것 같습니다 전 베터리를 사간 적도 없고, 길에서 한국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었거든요 ^^ 제 기억에 없는 일이라 오렌지 웨어하우스님과 만난 적은 확실이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잘 모르는 사람을 도와주신다고 연락처까지 남겨주신 터라 감사하다는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네요 ^^ 감사합니다 ㅋㅋ
오렌지웨어하우스
아네 저도 테아와무투에 거주하는지라

저번주인가 어떤분을 봤는데 그분인줄 알고 착각했나봅니다

혹시 그 다음 분인가? ㅎ    아무튼 잘지내세요

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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