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는 사기가 많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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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2010. 00:12
하얀연필 (219.♡.71.218)
몇 달 전 오클랜드 중고 자동차 시장에서
차를 사다가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습니다.
내용인 즉, 이란 사람에게 1200을 주고 자동차를 산 후,
30분 정도를 주행했는데 본넷에서 연기가 나더라구요.
결국 전 다음날 워터펌프랑 캠벨트를 고치느라 750을 써야했습니다.
아무 문제 없었는데 차 고친 지 일주일 지났을 즈음
갑자기 시동이 안걸려 밧데리도 새걸로 갈아끼웠고,
한 달 전쯤에는 차를 훔치려 했는지,
누군가 창문을 깨놨더군요.
아무튼 제가 차 때문에 고생을 좀 했었습니다.
처음에 차 산 후 고장이 나 큰 돈을 들여 수리를 한 터라
사기당했다는 생각에 억울한 마음도 앞섰고,
경험도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소액재판을 청구했었죠.
결국에 제가 5가지 이유로 차 판 사람에게
750불을 받아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냈는데,
기한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예상했던대로 돈을 받지를 못했네요.
전화를 해도, 이란어의 영어 엑센트를 쓰는 어떤 여자가
그 사람이 누구냐고 되레 물어보고,
잘못 건 전화라고 발뺌하고,,,
아무튼,,,
제가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르고 당한 일을 두고 사기를 당했다고,
이런 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억울하다는 식으로 속풀이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
판사가 그 사람이 돈을 주지 않으면
다시 법원에 찾아와 재소송을 걸라고 했었는데,
어찌됐건 저는 재소송은 청구하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지금와서는 자동차 때문에 겪은 일이 그다지 억울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왜 사기를 당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여유도 없이 무슨 일이든 서두르려던 제 성격도 다 잡을 수 있었고,
고장난 차를 산 까닭에 차에 대해 많이 공부도 했고,
한동안 꼭 필요했던 차도 못 타고 다니고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느긋한 마음도 키울 수 있었고
소송한다고 여기 저기 뛰어다니고 알아보면서
뉴질랜드에 대해 견문도 넓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억울한 일 당해도
쉽게 소송걸어본다는 생각도 하기 힘들잖아요.
여기 포스트에 처음 글을 쓰면서 조언을 구하려 했을 때
모든 사람이 소송을 말렸지만 그걸 하면서
무슨 일이든 그대로 밀고 나가는 뚝심이나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소송문 작성한다고 영어로 글을 쓰면서
영어 공부 제대로 한 것 또한 좋은 일이였지요.
아무튼 간에,
제가 재소송을 하지 않으려 한 가장 큰 이유는
솔직히 뉴질랜드 정부의 법 집행에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뉴질랜드에서 여러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서
참으로 놀라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비즈니스 한 답시고 같은 한국 사람에게 돈 꾸고 갚지도 않고
워킹비자로 힘들게 생활하는 한국 젊은이들 상황을 이용해서
일은 부려먹되 돈은 제대로 주지도 않고,,,
한국 사람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그토록이나 싫어했는데,
여기 살면서 만난 한국 사람들과 깊이 알고 지내다 보니
그 사람이 어떤 일로 누구에게 말 못할 피해를 당했는지를 전해 듣고
솔직히 이건 좀 아니다 싶더군요.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부끄러웠고,
그 사람들이 마음 껏 사기칠 수 있도록
법 집행에 제대로 신경쓰지도 않는 뉴질랜드 정부에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과 한국 사람들에게 침을 뱉는
사기꾼들에게도 정말 화가 났습니다.
왜 이렇게 사기꾼들이 많은가,,,
좀 알아보았더니 뉴질랜드 법은 법이 아닌 것 같더군요.
예로 한국에서야 돈을 빌려간 사람이 갚지를 않는다고 하면
법원에서 판결을 내린 후
가진 재산을 압수를 한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법이 구속을 하는데,
여기 뉴질랜드의 법은 말만 법이지 구속력이 전혀 없더라구요.
돈을 갚으라고 억울한 마음으로 돈 꾸어간 사람을 찾아갔는데,
그 사람이 나 돈 없다고 배째라고 하면서
경찰에 연락을 하면 주거침입죄 같은 걸로
찾아온 사람을 법으로 하여금 접근 금지를 시킬 수가 있다거나,,,
여기 뉴질랜드는 사기 치기 정말 좋은 환경이라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이야기이지만 인생 공부하는데에도
뉴질랜드는 정말 좋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상황을 좀 알게 되니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사람 등쳐먹는 사람들 만큼은
어떻게든 혼내주고 싶네요.
나쁜 사람들 좀 혼내줄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여기에서 처음으로 해보았습니다.
그동안 여기에서 좋은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터라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는 나쁜 사람들 보다 좋은 분들이 많다는 걸요...
하지만 그 나쁜 사람들 몇 몇 때문에
많은 선량한 분들이 피해 입고 있다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글을 씁니다.
여러분들은 뉴질랜드 정부의 법에 대한 행정 처리,
구속력에 대한 미흡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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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은 몇 몇 나쁜 사람들 때문에 빚어지는 사기들로 인한
뉴질랜드 한인 사회 전체를 향한 비방, 비난글이 아닙니다.
하지만 먼 타국 뉴질랜드에서,
한인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성실히 살아가는
많은 교포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글로써 마음 불편하게 해드린 점,
깊이 양해 부탁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