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리인을 통해서 신청했던 학생 비자가 기각된 분이 내게 연락했다.
재검토(Review)를 신청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학생비자나 워크비자 등 임시비자를 신청했다가 기각되면 14일 이내에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재검토를 하는 사람은 이민성의 다른 심사관이다.
나를 찾아 온 분은 동일한 학교의 동일한 코스의 2학년 과정을 등록하고 학생비자를 신청한 분이었다. 지금 갖고 있는 비자는 그 코스의 1학년 과정에 등록한 학생으로서 받은 학생비자였다. 동일한 사람이 동일한 코스를 다니는 학생비자는 거의 자동적으로 나온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분의 비자는 기각되었다. 그 이유는 재정 능력 입증이었다.
이번에 비자를 신청하면서 재정 능력을 입증하는 수단으로 가까운 사람이 재정보증을 제공했다. 그런데 기각이 되었다. 이유는 같은 사람의 같은 코스에 대한 재정보증은 그 사람이 첫번째 비자를 신청할 때 제공했던 사람과 동일인물이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첫 비자 때는 그 분이 재정보증을 제공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재정능력을 입증했었다.
비자가 기각되자 신청인은 기각 결정의 재검토를 요청하는 것이 유일하고 당연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내가 수행해 주기를 바라고 온 것이었다.
살펴보니 이번에 신청한 학생비자가 기각되기는 했지만 그 분은 아직 무비자 상태가 아니었다. 작년에 받은 학생비자의 비자 기간이 앞으로도 한 달 가량 남아있었다.
그래서 그 분에게 재검토 신청보다 새로 비자를 신청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드렸다.
그 이유는 이랬다. 재검토를 하는 사람은 원래 심사한 사람의 기각 결정이 규정 위반인가 여부만을 검토한다. 신청인의 형편이나 사정,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이번 신청을 기각한 사람은 규정대로 결정을 내렸다. 그 결정은 재심을 한다고 해서 번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재검토 결과를 기다리다가 갖고 있는 비자가 만료되면, 무비자 상태가 되고, 출국하셔야 한다.
한편으로 재검토가 아니라 새로 비자를 신청하면, 이번에는 이민성의 규정에 맞도록 입증자료를 새로 제출할 수 있다. 문제가 된 재정보증 대신에 본인의 은행 잔고 증명을 제출하면 규정에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고, 그러면 학생 비자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새로 신청하는 비자가 심사되는 동안에 기존의 비자가 만료되면 인터림 비자를 받아서 계속 머물 수 있다. 혹시라도 이번 신청도 기각되면 그때는 다시 재검토 요청도 할 수 있다.
내 설명에 공감한 신청자는 새로 증거자료들을 갖춰서 학생비자를 신청했다.
심사는 좀 오래 걸렸다. 기존에 갖고 있던 비자가 만료되는 날까지 새 비자 신청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기존 비자가 만료되기 일주일 쯤 전에 인터림 비자가 나왔다. 인터림 비자를 갖고 신청인은 합법적으로 뉴질랜드에서 계속 체류했다. 그리고도 한달이 더 지나서 새로 학생 비자가 나왔다. 기다리는 동안 신청인은 노심초사했지만, 비자가 나오니 그동안의 괴로움은 모두 잊으신 듯했다.
권태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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