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연령대의 한 어린 아이가 집 안 세탁기에서 숨진 채 발견돼 큰 충격을 안긴 가운데 전문가들이 아이들에 대한 가전제품으로 인한 위험성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나섰다.
사고는 지난 2월 20일(금) 오후 5시경 크라이스트처치 주택가인 훈헤이(Hoon Hay)의 한 가정에서 발생했는데 당시 가동 중이던 세탁기 안에서 어린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문제의 세탁기는 앞에서 문을 여는 이른바 ‘프론트 로딩(front-loading)’ 방식이었다.
세인트 존 앰뷸런스에 따르면 아이는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으며 병원으로 이송된 뒤 당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가 당시 어떻게 세탁기 안에 들어갔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정황은 따로 전해지지 않았다.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경찰은 범죄와 관련된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면서 사고 내용을 검시의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가정에는 2월 23일(일) 많은 조문객이 몰렸는데, 와이호로/스프레이든-캐시미어(Waihoro/Spreydon-Cashmere) 구의회 캐롤린 포터(Karolyn Potter) 구의장은, 말할 수 없는 슬픈 일이라면서 지역사회가 유가족 돕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소식을 접한 안전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모든 부모들에게 집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들에 대한 위험성을 자녀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Safekids Aotearoa’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자 활동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비극적이고 참담한 소식에 말을 잃게 된다면서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또한
관계자는 비록 국내에서 세탁기 관련 사망 사고는
드물지만 평소 가족들이 세탁실 문을 잠그거나 세탁기
자체를 잠가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강조했다.
1. 세탁실 문 잠그기: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이 세탁기에 절대 접근 못 하도록 막는 것으로 세탁기와 건조기가 별도 공간에 있다면 문을 닫고 아이가 세탁실에서는 놀지 않도록 한다.
2. 세탁기 문 닫기: 세탁기 앞쪽 문을 열어두면 곰팡이 방지에는 도움되지만 아이가 있으면 꼭 문을 닫는다.
3. 세탁기 잠금 기능 사용: 요즘 대부분의 세탁기에는 잠금 또는 어린이 잠금 기능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조합된 버튼을 누르거나 일정한 시간 동안 버튼을 누르면 기능이 활성화된다.
4. 어린이용 안전 잠금장치 사용: 세탁기 문 바깥쪽에도 아동용 안전 잠금장치를 따로 설치할 수 있는데 이 장치의 개념은 캐비닛이나 오븐 도어에 장착하는 잠금장치들과 동일하며 건조기에도 다는 것이 좋다.
5. 물 공급 차단: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물을 공급하는 밸브를 잠근다. 대부분의 프론트 로딩 세탁기는 물이 끊기면 작동을 멈추고 오류 코드를 표시한다.
6. 추가 전원 스위치 설치 고려: 전기기사를 통해 세탁기와 건조기 전용 ‘마스터’ 스위치를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필히 꺼놓는다.
7. 세탁용 세제도 조심: 세탁기 안전 예방 조치 외에도 ‘포즈 또는 팩스(pods or packs)’라고도 불리는 세탁용 세제 포장 역시 아이들에게 특히 유혹적이고 위험할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프론트 로딩 세탁기가 작동하지 않더라도 세탁기가 밀폐돼 사망할 수도 있다면서, 실제로 지난 2019년에 미국 플로리다에서 형제와 게임을 하던 3살짜리 어린이가 밀폐돼 숨진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지역 경찰은 불이 켜지고 신기한 소리를 내는 데다가 투명한 창문까지 달린 세탁기는 아이들로 하여금 종종 그 안에서 놀고 싶게 만든다면서, ‘아이의 시각으로 가전제품들을 보라’고 부모들에게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