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절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했던 30대 의사가 새해 첫날 암으로 유명을 달리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오클랜드의 의사인 칼리크 줄랄(Khaliq Zullal,34)은 지난 1월 1일(금)에 2명의 어린 자녀들과 아내, 그리고 부모를 뒤에 남긴 채 위암으로 운명하고 말았다.
그는 말기 위암(advanced gastric cancer)으로 진단을 받은 지 단 4개월 만에 숨졌는데 특히 아내는 오는 3월에 세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었다.
줄랄은 지금까지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았는데, 그는 10대 시절에 아프간을 떠나 40명만 탈 수 있는 어선에 438명이 타고 엔진이 고장난 채 바다를 떠돌던 중 지난 2001년 8월에 노르웨이 선적 컨테이너 선박인 탐파(MV Tampa)호에 의해 구조됐던 난민이었다.
호주 정부가 자국 영토인 크리스마스섬으로 입항을 반대하면서 국제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던 탐파호 사건 당시 나중에 뉴질랜드는 131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줄랄은 그들 중의 한 명이었다.
이후 줄랄은 4년 뒤에 부모와 재회했고 의학을 공부해 2개 학위를 딴 뒤 발병 전문의(podiatrist)가 됐으며, 같은 직업을 가진 부인과 결혼한 뒤 최근 오클랜드에 몇몇 지점을 가진 ‘Mobile Feet Podiatry’라는 사업체를 설립했다.
족부 의학협회(Podiatry NZ) 관계자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유년시절과 10대에 있었던 일들을 모를 정도로 그는 조용한 사람이었다면서 그의 죽음은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줄랄이 이제는 가족과 함께 더 많은 것을 즐겨야 될 나이에 비극적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고 애도했는데 협회에서는 유족을 돕고자 모금 웹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