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내 화장실에 권총을 깜빡 잊고 놓아두었던 VIP경호실 소속 경찰관이 별다른 처벌 없이 계속 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작년 6월 16일에 웰링턴의 국회의사당 내 화장실 겸 세면장에서 발생했으며, 당시 DPS(Diplomatic Protection Squad) 소속 경호 요원 한 명이 장전된 글록(Glock) 권총을 놓아둔 채 자리를 떴다.
국회의사당에 사무실이 있는 DPS는 총리를 포함한 정부 요인들과 외빈들의 경호를 담당하는 경찰 부서로, 당시 존 키 총리는 오클랜드에 머물던 중이었다.
통상 경호 요원들은 근무 중에는 권총집에 들어 있는 권총을 엉덩이 부위에 착용하고 있으며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이를 푸는 것으로 알려졌다.
6월 2일(금) 발표된 수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이 직원은 웰링턴 공항까지 갔다가 실수를 깨달았으며 즉시 다른 요원에게 말해 돌아가 이를 회수하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이미 권총은 한 민간인이 발견해 경찰에 건네준 다음이었는데, 권총이 놓여있던 화장실은 1층이었으며 국회를 견학하는 학생들을 포함한 민간인들도 자유스럽게 출입할 수 있는 곳이었다.
결국 해당 경찰관이 다시 권총을 손에 쥘 수 있었던 때는 분실 후 1시간 25분이 지난 뒤였는데, 당국은 면밀히 조사한 결과 사건이 고의성 없이 완전한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관계자는, 이는 중대한 사건을 야기시킬 수 있었으며 해당 경찰관은 사실을 인지한 즉시 다른 방법으로 대처해야 했었다고 강조하면서도, 그 경찰관 역시 인간이라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전례 없던 사건에 대한 해당 경찰관의 대처 과정도 조사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경호실 당국이 요원들에게 기대하는 바와 더불어 업무상 발생할 수 있는 위험들에 대해 분명한 교훈도 얻었을 거라고 전했다.
한편 당시 소식을 들은 키 총리는, 해당 경찰관이 자신의 경호원임을 확인하면서 그가 업무를 잘 수행하던 프로 요원이며 그를 여전히 믿는다고 두둔했는데, 반면 야당인 노동당 측에서는 ‘허술한(shabby)’ 행동이었다고 꼬집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