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등교 중이던 한 여학생이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나자 자전거족들이 필요한 경우 보행로(인도)를 자전거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4월 2일(수) 이른 아침에 크라이스트처치의 주요 간선도로 중 하나인 링컨 로드에서
등교 중이던 크라이스트처치 폴리테크닉의 간호학과 학생인 샤라 하에레와(22)가 트럭에 치여 현장에서
사망하는 참극이 발생했다.
더욱이 당시 이 학생은 정상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했는데, 이 사고를 계기로 도로에서의 자전거 안전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다시 등장했다.
특히 사고 현장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이 같은 문제 제기가 다른 지역보다 더 강하게 나왔는데, 이들은 이번에 사고가 난 링컨 로드와 같은 곳에서는 교차로처럼 위험한 곳에서는 일시적으로라도 자전거 이용자가
보행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번 사고 역시 교차로에서 일어났는데 교차로에는 통상 자전거가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아예 없거나 작아 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게 현실인데, 자전거 이용자들은 이런 점을 들어 특정 지역에서는 인도 이용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주장에는 자전거 이용자와 자전거 관련 단체는 물론 인근 주민들도 어느 정도 호응하는 입장인데, 그러나 도로변에 위치한 상점 주인들과 같은 또 다른 일부 주민들은 길에서 안전하게 자전거가 다닐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자전거가 인도에까지 올라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현행 법률에는 자전거는 차도나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인도는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관련 기사가 실린 현지 신문의 웹사이트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댓글이 달렸으며 그 중 일부는 단순한 찬반 논쟁을
넘어 정책적 대안까지 제시하는 등 뜨거운 관심과 함께 열띤 토론이 벌어져, 이 문제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이슈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한편 지난 사고로 숨진 하에레와의 장례식이 4월 7일(월) 그녀의 모교인
크라이스트처치 폴리텍의 마라에에서 가족과 동료 학생 등 800여명이라는 대규모 조문객이 몰린 가운데
마오리 전통 의식으로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는 그녀가 사랑하던 반려견도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