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총이 없다면 날고 있는 새를 잡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한국의 시골에서 자란 분들은 꿩을 먹이로 유인하여 땅에 내려 오면 소쿠리 같은 것으로 덮어 잡아 본 기억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 동안 뉴질랜드 키위달러는 (키위는 원래 날지 못하는 새이지만) 미국의 금융버블에 힘입어 처음으로 미달러대비 80센트의 꼭지까지 찍어보고 추락하다가 이제 땅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키위달러가 미달러대비 당분간 바닥을 다지고 올라간다면 달러캐리거래를 통해 주로 매수포지션(Long position)쪽에서 매매익을 취할 수 있는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올해들어 뉴질랜드달러 외환시장에서 50센트의 저항선을 지키느라 한국의 도시락폭탄식 방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지난 주까지 최선을 다해 막아 온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3월 2일 들어서자마자 드디어 50센트 방어선이 무너지고 49센트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이번주, 이번 달이 큰 분수령이 될 것 같아 보입니다.
뉴질랜드는 무역수지로만 보면 수입초과로 늘 적자이나 운송, 여행등에서 흑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행산업의 타격으로 부족분 충당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키위달러가치하락이 수출업계에는 어느 정도 유리하지만 숲을 볼 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능동적인 환율정책이 수반되리라 봅니다.
과거 연간 챠트를 보면 1987년의 뉴질랜드의 주식시장 붕괴나 1998년 아시아 위기, 2001년 미국의 IT버블위기때 키위달러도 크게 출렁였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최저점이 미국발 2001년 침체시 40센트대였는데 금번 글로벌위기에는 그렇게까지 가지는 않을 듯합니다. 전고점이 80센트대에서 내려왔고 정부에서도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40센트 후반대 박스권에서 등락을 보이다 미국의 스트레스테스트 종료와 그 이후의 향방에 따라 바닥을 형성하고 올라갈 것으로 전망이 아닌 희망을 가져 봅니다.
여기서 잠깐 돌아보면 2001년이후 뉴질랜드로 들어왔던 해외투자자본들은 키위1달러당 40센트에 들어와서 자금이 빠지기 시작한 이후 70센트대에 빠졌더라도 원금만으로도 175%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리라 계산됩니다.
금번 위기를 지나면서 한국, 뉴질랜드, 미국의 정치지도자들의 대처방식을 잠시 비교해 생각했습니다.
항간에 현 수상인 Jone Key를 한국의 MB에 비유하곤 합니다. 둘간에는 경제적 배경이 비슷하고 정치적 성향도 유사해 보이는 면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들 둘과 완전히 다른 배경을 가진 미국의 오바마는 지난 주 예산안을 제출했습니다.
금번 위기의 해소를 위해 MB와는 다르게 중산층 이하에게 세금을 낮추고 적자재정 보충을 위해 중상류층에서 많은 세수를 확보하려는 예산안입니다.
물론 예산안제출과 통과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아무튼 MB와 JK의 대책과는 기본컨셉이 다르기에 앞으로 상하원 기득권층을 어떻게 통과할 것인지 지켜볼 만합니다. 또한 다른 버블(경기부양)을 위해 오바마는 그린버블을 택했는데 이와 달리 MB와 JK는 토목공사에 중점을 둔 경기부양플랜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 한계생산성과 실효성에서 한 수 뒤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며 앞으로 우리 한국과 뉴질랜드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그에 따라 원화는 추가적인 환율상승을 막을 것이고 키위달러 또한 해외투자자본 유입으로 선회할 것으로 봅니다. 교역규모 11위의 한국이나 7대국제통화인 뉴질랜드 모두 이유는 다르지만 최근 통화가치급락에 처해 있는데 다가오는 2차금융쓰나미에 휩쓸리지 않고 잘 살아 버텨주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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