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폭력 범죄로 뉴질랜드를 들끓게 하고 있는 ‘로스트 버스트즈(Roast Busters)’ 사건과 관련된 ‘국민청원(Petition)’이 11월 21일(목) 국회에 정식 제출됐다.
로스트 버스터즈 사건은 서부 오클랜드에 본거지를 둔 일부 청소년들이 그룹을 만들고 술을 이용해 어린 여성들을 유인해 성폭행한 후 이를 인터넷 망에 올려 자랑까지 했던 사건이다.
이들의 못된 행동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익히 알려져 왔으며 수 년 전 이들에게 피해를 당했던 한 13살 된 미성년 소녀가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으나 증거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묵살되는 등 그동안 경찰 수사에도 문제가 있었다.
또한 사건이 표면화된 이후에도 경찰 대처가 여전히 지지부진했던 데다가 여기에 더해 정치권을 포함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도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면서, 이를 질타하는 시위가 오클랜드와 웰링톤, 크라이스트처치를 비롯한 전국에서 잇달아 벌어진 바 있다.
2주 동안 수집된 청원서에는 모두 11만1천명의 서명이 담겼으며 잰 로지 녹색당 국회의원을 포함한 여러 국회의원들도 의견을 같이했는데, 로지 의원은 너무나 오랫동안 희생자를 보호하기 위한 관련 시스템들이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시급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클랜드에서 온라인 등을 통해 이번 청원서 작성을 주도했던 제시 흄은 국민당의 루이즈 업스톤 의원에게 청원서를 제출하면서, 로스트 버스터즈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미흡하기 그지없었다면서 로스트 버스터즈에 관련된 범인들을 처벌해 달라는 것이 우리의 극히 간단하고도 명확한 메시지라고 잘라 말했다.
그녀는 존 키 총리 앞으로 보내진 청원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결코 한번 일어나고 끝나는 사건이 아니며 우리는 정부와 사법제도, 경찰의 제도 변화와 사회적 인식 전환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성폭행을 멈추게 할 수 있으며 희생자를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키 총리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면서 법률상 부족했던 점이 발견되면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제도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는데, 이후 주디스 콜린스 법무장관도 현재 국회에서 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어떤 형태로든지 조만간 관련된 개정안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