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이나 되는 가족들을 살해한 범인으로 몰려 장기간 수감생활을 하다가
무죄로 풀려난 데이비드 베인(David Bain)이 결혼식을 올렸다.
그의 결혼식은 1월 10일(금) 오후에 크라이스트처치 인근 프레블톤에 자리잡은 한 포도원에서 100여명 정도의 가까운 지인들만 모인 상태에서 언론 취재가 철저히 통제된 가운데 치러졌다.
신부는 현재 크라이스트처치의 비숍데일에 있는 코츠우드(Cotswold)초등학교
교사인 리즈 데이비스인데,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9월에 베인이 프로포즈를 해 이번 결혼에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장 상공에는 결혼식을 취재하려는 언론사의 헬리콥터 3대가 비행했으며
현지 신문에는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이 실렸는데, 신랑 신부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의 결혼식은 한 잡지에
의해 5만 달러의 비용으로 독점 취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흰색 셔츠에 연한 노란색 타이를 맨 베인은 도요타 서프 사륜구동차를 타고 식장에 도착했으며, 리무진으로 온 것으로 믿어지는 신부는 흰색 A형 웨딩드레스에 베일을
늘어뜨린 모습으로 양쪽 모두 5명씩의 들러리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오랫동안 그와 함께 했던 조 카람은, 베인이
결혼식을 앞두고 한 때 초조해하기도 했지만 이날 두 사람은 아주 즐겁고 완벽한 결혼식을 치렀다는 사실이 다라면서,
더 이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며 말문을 닫았다.
사건 당시 더니든의 대학생이었던 베인은 지난 1995년, 부모와 3명의 동생 등 가족 5명을
모두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12년간 감옥에서 있었으나 2007년
영국 추밀원(Privacy Council)의 원심 파기로 재심을 받은 끝에 2년 뒤인 2009년에 무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당시 재심 재판 과정은 전 국민의 관심거리였으며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후에도 그에 대한 유죄와 무죄
여부를 놓고 일반국민들 간에는 많은 논란이 이는 등, 그는 뉴질랜드 국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인사가 됐다.
더욱이 그가 억울하게 수감생활을 했던 것에 대한 국가로부터의 배상이 200만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등,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가십성 기사는 이번 결혼식 기사처럼
뉴질랜드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