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공식적인 ‘모유은행(human milk bank)’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운영 중인 가운데 더 많은 기증자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나왔다.
이 모유은행은 지난 2년 동안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의 ‘신생아 집중치료실(Neonatal Intensive Care Unit, NICU)’과 함께 운영돼 왔는데 모유가 필요한 이유는 많은 미숙아들이 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
이에 따라 자신의 젖이 남아도는 엄마들이 그동안 이곳을 통해 기증을 해왔는데, 기증된 모유는 냉동으로 저온살균 처리된 후 박테리아 검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필요한 아기들에게 공급됐다.
미숙아들의 경우에 심한 염증이 생기면 대장에서 조직이 파괴되는 이른바 ‘괴사성 장염 (necrotising enterocolitis, NEC)’과 같은 염증성 질환이 생길 위험성이 높다.
이는 미숙아 응급대장수술의 가장 큰 원인이며 사망률도 15~30%에 이르는데, 그런데 모유가 이러한 염증 가능성을 낮춰주는 기능이 있어 이를 위해 모유은행이 중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기가 미숙아로 태어나 110일 동안이나 집중치료실에 있었던 한 엄마는, 아이가 한 시간에 겨우 1ml의 젖만 빨게 되자 모유은행에 30리터에 달하는 모유를 기증했으며, 비슷한 처지에 있던 또 다른 엄마들도 모유 기증에 동참해왔다.
이들 엄마들은 남는 젖이 필요로 하는 다른 아기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는데, 현재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의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있는 아기 중 20% 가량이 다른 엄마의 젖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유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기증된 양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분유를 먹고 있는 아기들도 있다면서, 향후 병원 내부뿐 아니라 일반인으로까지 기증 대상자를 확장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