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수배인물과 혼동되는 바람에 경찰이 머리에 총까지 겨눈 상태로 거칠게 검문을 당했던 운전자가 경찰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필딩(Feilding)에 사는 친구를 만난 후 혼자 차를 몰고 웰링턴 집으로 돌아오던 레간 잉글리(Regan Ingley)가 오타키(Otaki) 인근 국도 1호선에서 경찰차 추적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월 28일(일) 밤 11시 30분경.
당시 트럭 한 대를 추월했던 그에게 경찰차가 따라붙더니 급기야는 2대의 경찰차가 더 나타나 사이렌까지 울리며 그를 추적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스피커를 통해 그에게 차를 세우라고 지시했다.
정차한 그에게 경찰은 차 밖으로 나와 양손을 들어올리고 뒷걸음으로 다가오라고 소리치더니, 다가온 그를 바닥에 쓰러트려 눕힌 채 거친 말과 함께 차 안에 누가 더 있냐고 물었다.
경찰관들은 그에게 계속 진정하라고 말했지만 그는 겁에 질릴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경찰관 한 명이 아예 그의 머리를 향해 장총까지 조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찰관들이 이토록 난폭하게 그를 검문한 것은 5일 전 노스랜드에서 비무장 상태의 경찰관 2명에게 총격을 가한 후 현재까지 무장한 채 도주 중인 조슈아 키테(Joshua Kite)로 그를 오해했기 때문.
결국 잉글리의 운전면허증으로 그가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한 경찰관들은 그에게 경위를 설명한 뒤 귀가하라고 했지만 잉글리는 너무 두렵고 떨려 운전조차 할 수 없다고 당시 경찰관들에게 말을 했었다고 전했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경험을 했던 잉글리는 나중에 수배범 사진과 그 내용을 보고 더 화가 치밀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키테는 키 180cm에 중간 또는 단단한 체격과 곱슬머리를 가진 마오리였지만 자신은 그보다 13cm나 작고 유럽계인데다가 체격도 작은 편이고 머리도 짧게 깎았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중에 보니 키테와 자신이 닮은 점이라고는 얼굴에 눈 두 개와 코 한 개가 달려 있다는 정도였을 뿐이라고 허탈해했는데, 그는 위험 인물을 뒤쫓고 있던 경찰의 행동을 이해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중에 ‘잘 운전해 돌아갔느냐’는 정도의 전화라도 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경찰의 사후 처리를 꼬집었다.
한편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마나와투 경찰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당시 키테가 동승한 차량이 나타났다는 제보가 있어 주민들 안전을 위해 신속하게 출동해 검문이 이뤄졌으며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마자 바로 방면했다고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언론 측이, 사과를 안 한 이유와 잉글리의 불만 제기에 대해 논의를 했는지에 대해 질문하자 성명서에 언급되지 않았다면서 답변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