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을 공급하는 저수조(reservoir)에서 죽은 동물들의 사체가 발견된 이후 늑장 대처했던 행정 당국에 비난이 쏟아졌다.
크라이스트처치 시청 관할인 뱅크스 페닌슐라(Banks Peninsula)의 아카로아(Akaroa)와 타카마투아(Takamatua) 등 2개 마을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저수조에서 2마리의 죽은 포섬들과 새들이 발견된 것은 지난 2월 9일(화).
그러나 시청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물을 끓여 마시도록 경보를 발령한 것은 이보다 한참이나 뒤인 12일(금) 밤이였으며 보건 당국에도 당일 오후4시 24분경에야 이를 통보했다.
당시 물에는 박테리아 살균에 충분한 잔류염소(residual chlorine)가 남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른바 단세포동물(protozoa)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시청에서는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
원생동물군에는 기생충을 포함해 크립토스포르디움(cryptosporidium)이나 지아르디아(giardia) 등과 같은 세균들이 포함되며 이들이 몸 안에 들어올 경우 발열이나 메스꺼움,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캔터베리 보건위원회는 수돗물을 끓여 마시도록 조치했다.
결국 잘못을 시인한 시청 측은 13일(토)부터 물탱크 차량을 동원해 하루 6만리터씩의 식수를 2개 마을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현재 저수조를 우회해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저수조를 완전히 비우고 청소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장 식수 문제로 큰 불편을 겪게 된 주민들은 시청의 늦장 대처를 비난하고 있다.
이 지역은 이번 여름 들어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에 불과해 이미 여름 시즌 초부터 수돗물 절약 조치가 내려졌던 가운데 현재는 정원을 비롯해 야외에서의 물사용이 전면 금지된 레벨 3의 물 절약 조치가 시행 중이다.
특히 이번 저수조 문제로 인해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아카로아에서 영업 중인 식당 등 각 업소들은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 해 물을 끓여야 하는 것은 물론 포장된 얼음을 따로 구입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