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Miami) 동물원에서 ‘키위’를 함부로 다루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청원까지 벌어졌다.
틱톡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야행성인 키위가 밝은 대낮처럼 보이는 시간에 뛰어다니고 있으며, 또한 사람들이 쓰다듬는 모습도 보인다.
영상을 접한 많은 이들이 키위가 괜찮은지 걱정했는데, 특히 뉴질랜드에서 밤처럼 어두컴컴한 키위 사육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한 사람은 영상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적었다.
또 다른 사람은 이 영상을 자연보존부(DOC)에 신고했다면서, 우리의 나라 새인 키위가 돈벌이를 위해 행진에 나선 것을 보니 정말 슬펐다고 적었다.
이 동물원의 홍보 자료에는 “과일이 아니고 뉴질랜드 국보 중 하나로 여겨지는 새를 만나보세요”라고 쓴 뒤 “작은 날개와 길고 좁은 부리를 가진 날지 못하는 이 새를 사육사와 함께 만나면 관람객의 마음을 훔치고 평생 간직할 특별한 경험을 할 것이다.”고 적혀 있다.
또한 프로그램은 화, 목, 토와 일요일 낮 12시 30분에만 이용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뉴질랜드 달러로 36달러이지만 온라인에서는 34달러에 살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파오라(Paora)’라는 이름을 가진 이 새는 플로리다 지역에서 부화한 최초의 키위인데, 지난 2019년에는 로즈메리 뱅크스(Rosemary Banks) 전 뉴질랜드 대사가 이름을 부여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키위에는 모두 5종이 있으며 이 중 4종은 ‘취약종(vulnerable)’이고 나머지 한 종은 ‘멸종 위기종(near threatened)’으로 분류된다.
현재 한 사람이 ‘학대받는 키위를 구해주세요(Help Save This Mistreated Kiwi!)’라는 이름으로 5000명을 목표로 개설한 청원 사이트(https://www.change.org/)에는 23일(화) 저녁 현재 3700명이 넘는 이들이 서명했다.
개설자는 키위가 적절히 보호받아야 하며 미국의 장난감이 아니고 뉴질랜드 보물이라고 지적하고, 파로아를 국내로 데려올 수는 없더라도 마땅히 받아야 할 보살핌을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OC 관계자도 성명서에서, 키위는 모든 뉴질랜드인이 소중히 여기는 보물이며 키위의 보호와 복지는 최우선 순위라면서, 국내에는 야생과 사육장에서 키위를 안전하고 소중하게 다루고 돌보는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약 60마리 정도의 키위가 외국에서 사육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DOC 관계자는 마이애미 동물원은 미국 ‘동물원 및 수족관 협회(AZA)’ 회원이라면서 이 문제를 제기해 준 분들께 감사드리며 AZA를 통해 마이애미 동물원에 문제를 제기해 사육 및 취급 상황을 개선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이미 이들 기관에 연락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