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섬의 서던 알프스 산맥을 무려 8.5km나 뚫어 만든 ‘오티라(Ōtira) 터널’이 개통 100주년을 맞이했다.
크라이스트처치를 출발해 서해안의 웨스트 코스트로 연결되는 철로가 아서스 패스(Arthur's Pass)를 통과하는 오티라 터널은 15년이나 되는 긴 공사 끝에 지난 1923년 8월 4일 개통했다.
개통 당시 이 터널은 대영제국 국가 중에서 가장 길었으며 세계에서도 7번째로 긴 터널이었다.
공사는 습기가 많은 이판암(shale)과 푸석푸석한 암석을 파내는 어려운 작업이었는데, 공사 기간에 600여 명의 인부와 가족들이 인근 오티라 마을에 거주했다.
당초 5년으로 생각했던 공기가 늘어나는 바람에 최초 공사업체였던 ‘존 맥린 앤 선스(McLean and Sons)’가 파산하고 이후 다른 입찰자가 없어 결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공사를 진행했는데, 공사 기간 중 8명의 인부가 사망했다.
터널이 길고 또한 경사도 가팔라 증기기관차가 다니면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로 인해 탑승객 건강에 영향을 주게 되고 증기기관 자체도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 전기선이 가설됐다.
전기 공급을 위해 오티라 인근에 소형 화력발전소가 건설되기도 했는데 현재는 전기선이 철거되고 디젤 기관차가 다닌다.
키위레일 측은 개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트랜즈 알파인(TranzAlpine)’ 열차를 크라이스트처치의 애딩턴(Addington)역에서 오티라 마을까지 운행하는데, 열차에서는 3코스 메뉴 제공되고 열차 내에서 한정판 기념 주화도 구입할 수 있다.
축하 행사는 건설 당시의 마을 흔적이 남아 있는 오티라 마을에서 식사와 가이드 산책, 역사 전시, 터널 여행 및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등 여흥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