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건설 현장에서 나온 유독가스를 흡입했던 것으로 보이는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의 직원 숫자가 84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올해 초 병원 단지 내 타워 건물에서 페인트 작업 중 발생해 공조 시스템을 통해 들어온 산업용 화학 물질을 마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방사선학팀 소속 일부 직원이 두통, 호흡 곤란, 발진 등의 증상을 겪었으며, 이 중 한 명은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했다.
영향을 받은 직원 중에는 임산부도 포함됐는데, 보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난달 알려진 55명보다 많은 84명이 유독 가스 노출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원인 및 대처 방안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고 영향을 받은 직원을 위한 지속적인 건강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전문의가 진단과 조언을 하고 있다면서, 피해 직원의 노출 위험을 평가하고 필요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모든 자원과 지원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유독 가스는 ‘헥사메틸렌 디이소시아네이트(hexamethylene diisocyanate, HDI)’로 추정되는데, 보건부는 외부 독립 조사관을 고용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모든 작업이 일시 중단됐던 건설 작업장은 유독 가스 발생 가능성이 낮은 두 프로젝트가 작업을 다시 시작하는 등 일부가 재개됐다.
여기에는 여성병원(Women’s Hospital)의 배전반 교체와 외래 진료 허브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관계자는 유해 가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는 근본 원인을 확인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전까지 재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전문직 노동조합(APEX)’은 이번 가스 누출이 올해 2월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APEX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위험 관리 사건 보고 시스템으로 한 조합원들의 신고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병원 측이 상반기에 부적절하게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사건과 관련한 메모에 의하면, Tower 3 건물의 강철 구조물에 방화용 페인트를 스프레이로 뿌리는 과정에서 유독 가스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언급됐으며, 방사선팀의 여러 직원이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 및 피부 증상을 겪었고 한 명은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HDI는 페인트의 점도와 경도를 높이는 데 사용되며, 호흡기 자극, 현기증,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성인 천식, 피부 반응, 위장 문제 등의 면역 반응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