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타운 공항에 비상시 활주로를 벗어난 비행기를 더 짧은 거리에서 멈출 수 있도록 돕는 안전시설이 설치됐다.
공항은 2,300만 달러를 들여 이번 주에 ‘Engineered Materials Arrestor System (EMAS)’을 설치했다.
이 시설은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날 경우 더욱 쉽게 정지할 수 있도록 부서지는 수천 개의 콘크리트 블록으로 제작됐다.
활주로 양쪽 끝에 약 5,000개의 EMAS 블록을 설치하며 블록 크기는 150mm에서 0.5m까지 다양하고 가장 무거운 블록의 평균 무게는 250kg이다.
공항 관계자는 365일 운영하는 공항의 주요 공사는 활주로를 닫고 공항이 문을 닫는 야간에만 작업할 수 있어 아주 어렵지만 이번 주에 해당 공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또한 관계자는 항공기가 활주로를 넘을 경우 랜딩 기어가 항공기 무게로 블록을 부수고 엔지니어링된 소재를 사용해 속도를 줄여 정지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이번에 설치한 시설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퀸스타운 공항은 EMAS 전문회사인 스웨덴의 ‘Runway Safe’로부터 시스템을 구입한 첫 뉴질랜드 공항이며 이 제품은 북미와 유럽에서는 이미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한편, 제주항공의 무안공항 대형 사고 이후 한국 언론에서도 이 시설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활주로 안전 검사관인 다니엘 에번스(Daniel Evans)는, 자동차 에어백과 마찬가지로 정말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어 많은 공항이 이를 설치한다고 말했다.
73m의 EMAS 베드는 240m 길이의 땅과 맞먹는데, 글렌 소우리(Glen Sowry) 퀸스타운 공항 대표는 EMAS는 결코 사용하고 싶지 않은 기술이지만 국제적 사례를 보면 항공기가 실제로 EMAS 베드에 부딪힌 사례가 약 20건 정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모든 사례에서 항공기가 손상 없이 회수됐고 승객이나 승무원 중 단 한 명도 다치지 않았다면서 이 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루 최대 70대의 항공기가 이용하는 퀸스타운 공항에서도 지난 1990년에 쌍발 엔진을 장착한 Ansett NZ 제트기가 활주로를 벗어나 초지로 향했던 사고가 있었다.
한편, 웰링턴 공항도 EMAS을 설치할 계획이며 공사는 3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