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20세였던 신시어 스탠드트루는 2018년 10월, 그가 일하던 기독교 공동체의 페인트 작업장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이후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0일 뒤 사망했다.
금요일 발표된 조사 결과에서 조사관 알렉산드라 커닝햄은 스탠드트루가 자살했다는 가설을 배제하고, "신시어의 죽음은 그가 의식 소실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였다"고 판단내렸다. 그녀는 또한 그의 사망이 성적 활동 중 발생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신시어의 죽음은 비극이며, 그의 사망이 지나친 추측을 불러일으킨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나, 이번 조사 결과가 일부 소문과 의혹을 불식시키기를 바란다고 조사관은 덧붙였다.
글로리아베일 공동체에서 퍼진 '의식 소실 놀이'
그레이마우스에서 열린 심리에서는 글로리아베일에서 특히 학령기 소년들이 기절 게임인 '의식 소실 놀이(blacking out games)'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들은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된 후 발생하는 강한 어지러움을 즐겼다고 표현했다.
조사관은 스탠드트루가 사망 전 1년 동안 공동체 내에서 '의식 소실(기절 게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으며, 의도적으로 기도를 막아 숨을 멈추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어른들은 신시어에게 이 행위가 어리석고 위험하다고 말했지만, 그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관은 전했다.
또한 일부 글로리아베일 부모들은 일요일 예배나 회의 중 보채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의식 소실'을 유도하는 행동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들은 이 방법이 해롭지 않다고 여겼다고 알려졌다.
조사관은 "이러한 아기 행동 조절 방식이 신시어의 사건과 관련이 있다"며, 공동체 내에서 의식 소실이 해롭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조사관은 글로리아베일 지도자들에게 교육부(Ministry of Education)의 자가 유발 급성 질식(self-induced acute asphyxiation) 관련 가이드라인, 정책 및 자료를 공동체에 보급할 것을 권고했다.
용제 노출이 사망 원인에 기여
스탠드트루는 15세부터 글로리아베일 페인트 작업장에서 근무하며 용제에 노출되었다.
조사관은 '독성 백질뇌병증(toxic leukoencephalopathy)'이 그의 사망에 기여한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신시어의 뇌는 용제 노출로 손상되었고, 그의 뇌 변화는 그가 의식 소실 후 회복할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미쳤으며, 결국 이는 그의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조사관은 전했다.
다만, 스탠드트루가 용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결과로 노출된 것인지, 고의적으로 흡입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사고 당시 글로리아베일의 페인트 작업장의 안전 조치는 개선된 상태였지만, 위험 물질 관리가 여전히 안전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사관은 공동체가 용제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안전하게 보관하고, 사용 시 안전 기준을 준수하며,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고, 용기 폐기 절차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공동체 내부와 외부의 상반된 주장
커닝햄 조사관은 스탠드트루의 죽음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공동체 내부와 외부의 입장이 대립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체 내부에서는 "신시어 스탠드트루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며, 단순한 실험 중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공동체를 떠난 사람들은 "신시어 스탠드트루는 일상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고, 정신 건강이 악화된 끝에 자살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신시어 스탠드트루는 11남매 중 장남이었으며, 청력 장애를 제외하고는 건강했다. 하지만 또래 남성들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느렸으며, 운전면허 취득, 글로리아베일 헌신 서약, 결혼 등 나이에 맞는 삶의 단계를 밟지 못했다.
그는 충동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분노 조절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공동체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다른 젊은 남성들로부터 원치 않는 성적 접근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글로리아베일 내 '유해한 성적 행위'에 대한 조사
심리에서는 경찰 수사관 커스틴 노턴 경감이 글로리아베일에서 세대 간에 이어진 '유해한 성적 행위(harmful sexual behaviour)'를 조사한 내용을 증언했다. 그녀는 61명의 젊은이가 가해자, 동료, 피해자로 이러한 행위에 연루되었다고 밝혔다.
커스틴 노턴 경감은 "이들 중 일부는 이후 자신의 어린 여동생들에게도 유사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사관은 스탠드트루가 이러한 유해한 성적 행위의 피해자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에 대한 가족의 엇갈린 반응>
누나 로즈 스탠드트루, 조사 결과에 비판적 입장
2021년 공동체를 떠난 신시어의 누나 로즈 스탠드트루는 그의 사망이 자살이며, 공동체 내 부정적인 경험이 그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RNZ에 제공한 성명에서 조사 결과에 대해 비판하며, "조사가 종교적 교리에 대한 해석을 배제한 것이 글로리아베일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고 말했다.
로즈 스탠드트루는 글로리아베일에서는 종교 교리가 삶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세속과 종교의 구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를 간과한 것은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었으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로즈 스탠드트루는 또한 그녀의 법률팀이 사건 전후의 시간적 흐름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부모, 조사관에게 감사 표명
한편, 신시어의 부모 캘럽과 해나 스탠드트루는 조사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들은 조사관의 전문성과 공감 덕분에 힘든 과정이 조금은 덜 고통스러웠다며, 그녀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조사관 커닝햄은 신시어 스탠드트루가 항상 불행했던 것은 아니며, 그의 미소와 장난기 넘치는 성격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가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했고, 노래하고 웃으며 어린 아이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기쁨을 찾았다며, 부디 평안히 잠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