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집에서 잠자던 주인을 구한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가 뒤늦게 화제가 됐다.
크라이스트처치의 비숍데일(Bishopdale)에 사는 피터 맥미칸(Peter Mcmeekan, 43)은 지난 2월 말 침실에서 한창 자던 중 반려견인 ‘무스(Moose)’가 갑자기 짖어대기 시작하는 바람에 눈을 떴다.
당시 무스가 짖던 모습은 평소와는 달랐는데, 보통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던 무스가 이날은 침실 안에 머문 채 복도를 바라보며 짖어댔다.
처음에는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했던 그에게 이웃 주민으로부터 불이 났으니 빨리 밖으로 뛰쳐나오라는 전화가 걸려 왔다.
밖으로 나와 보니 그가 잠자던 침실 바로 아래에 있는 차고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정원용 호스 2개로 스스로 불을 끄려던 그는 반려견들이 뒷마당에 여전히 갇힌 것을 깨닫고 울타리에 구멍을 뚫어 개들을 밖으로 꺼냈다.
하지만 차고에 있던 휘발유 용기와 가스통이 든 캠핑 장비, 스프레이 페인트 등이 잇달아 폭발하면서 불길이 더욱 거세졌다.
또한 보트가 차고 문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보트를 차도로 끌어내려고 했지만 폭발과 함께 연기가 너무 심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소방관들이 아침 9시 30분경 현장에 도착했으며, 불은 주로 차고 주변에 국한됐지만 적절한 수리가 이뤄질 때까지 집에는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됐다.
지난 2018년에 당한 심각한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성 뇌 손상으로 잦은 편두통과 언어 장애를 겪는 그는 걷는 데도 어려움이 있는데, 하지만 무스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언론과 인터뷰도 못 하고 있을 거라고 전했다.
한편, 많은 것을 잃은 그를 돕기 위한 모금 페이지가 개설돼 15일 동안 60여 명이 4,000달러가 넘는 돈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