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의 한 건축업자가 주택 건축 공사에서 신의성실 원칙을 지키지 않은 혐의로 건축사 면허 위원회로부터 징계와 벌금을 부과받았다.
건축업자 크레이그 오브라이언은 한 부부의 주택을 시공하면서 계약보다 3년 이상 늦게 완공했고, ‘노동 및 자재비’ 명목으로 추가로 $72,000를 청구한 뒤, 나머지 공사는 외부 계약업체에 맡기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의뢰인 데보라와 바실 리처즈 부부는 이미 오브라이언에게 선지급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고용된 계약업체에 $130,000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 오브라이언은 이 금액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돌려받은 금액은 고작 $21,000에 불과하다.
한편, 건축사 면허 위원회의 결정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은 자신의 자택에 2베드룸 규모의 증축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실은 리처즈 부부가 위원회에 제기한 민원을 통해 밝혀졌다. 위원회는 면허 일시정지 또는 취소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 대해 $1,700의 벌금과 함께 '공식 경고(censure)'에 그쳤다.
이에 대해 데보라 리처즈는 NZME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너무 약하다”며 실망을 표했다. “미국 같았으면 고소해서 확실한 책임을 물었을 텐데, 뉴질랜드에서는 아무런 결과가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사 지연과 추가 비용, “책임 회피, 신뢰 무너져”
위원회의 판결문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은 오클랜드 지역에서 리처즈 부부의 주택 신축 공사를 2021년 3월까지 마치기로 계약했지만, 실제 완공은 외부 계약업체의 도움을 받아 2024년 4월에야 이루어졌다.
비록 현재 건물은 완공된 상태로 간주되고 있으나, 데보라 리처즈는 여전히 건축 기준(Code)을 충족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래 부부는 해당 주택을 판매할 목적이었지만, 공사 지연으로 인해 구매자가 이탈했고, 이후 임대 수익 기회도 잃었다고 전했다.
오브라이언은 공사 중 ‘가격 변동’을 이유로 7만 2천 달러를 추가로 청구했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명세서나 영수증은 남기지 않았다.
결국 리처즈 부부는 외부 계약업체를 고용했고, 오브라이언은 해당 비용을 매달 $10,000씩 상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상환된 금액은 $21,000에 불과하다. 그 사이 오브라이언의 회사 ‘빌딩 레이버 솔루션스’는 파산 절차에 들어갔고, 현재 채권자에게 약 $188,000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데보라 리처즈는 그가 그냥 모든 걸 정리하고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윤리 강령 위반, “선의로 행동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이번 사건 대부분이 2022년 말부터 시행된 윤리 강령(Code of Ethics) 이전에 발생해 조사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지만, 오브라이언의 행위는 명백히 '선의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예전처럼 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면허 건축사에게 더 높은 윤리 기준이 요구된다”며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오브라이언은 선의로 행동하지 않았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그는 계약업체 비용을 상환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대신 자신의 집 증축에 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근거 없는 비용 청구와 개인 이득을 위한 자금 유용 등의 거짓된 행동 패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NZME는 오브라이언의 부적절한 업무 수행에 대해 위원회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추가 민원도 접수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오브라이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NZME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