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발표된 위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대표 도시들이 지속적으로 지반 침하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클랜드, 웰링턴, 더니든을 포함한 여러 해안 도시가 평균 연간 수 mm 이상 가라앉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기후 위기의 직접적인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데이터는 뉴질랜드 빅토리아 웰링턴대학교와 일본 교토대학교 연구팀의 공동 조사로 수집되었으며, 정밀 위성 레이더 기술(InSAR)을 통해 지난 10년간의 도시 지반 변화 양상을 추적했다.
오클랜드 북부 해안: 연간 최대 12mm 침하
웰링턴 항구 일대: 연간 3~4mm 침하
크라이스트처치 일부 지역: 과거 지진 영향과 결합해 9mm 이상 침하
더니든 해안 일부: 연간 1.6mm 침하 기록
이와 동시에 해수면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3~4mm씩 상승 중이기 때문에, 침하와 합쳐지면 상대적 해수면 상승률은 두 배 이상이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한다.
지질학적 원인: 일부 도시는 과거 지진의 여파로 지반이 불안정한 상태이며, 해안가 연안의 지질 구조는 상대적으로 압축에 취약하다.
인간 활동: 과도한 지하수 추출, 도심의 고밀도 개발, 배수 불량 등이 복합적으로 침하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반 침하와 해수면 상승이 동시에 일어날 경우,침수 위험 증가, 하수 및 배수 시설 기능 저하, 지하철·도로 균열 및 함몰 등의 도시 인프라 피해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미 일부 해안 지역에서는 침수 방지용 제방과 물막이 공사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장기적으로 고위험 지역 재배치까지 검토 중이다.
뉴질랜드 기후위기연구소의 애나 밀스 박사는 “이제는 단순히 해수면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내려앉고 있다는 사실을 정책에 반영해야 할 때”라며 “기후 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계획의 중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매년 몇 mm씩 무너지는 도시의 기반은 머지않아 큰 재해로 돌아올 수 있다. 뉴질랜드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들은 이제 기후와 지반, 인프라를 통합한 종합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