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와 호주 심해에서만 서식하는 ‘유령 상어(ghost shark)’의 새로운 종이 발견됐다.
이 유령 상어는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단일 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한 상어는 기존 종들과 유전적, 형태적으로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9월 24일 국립수대기연구소(NIWA)는, ‘Australasian Narrow-nosed Spookfish’로 불리는 이 유령 상어가 독특한 신체 구조로 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 상어는 길게 뻗은 좁고 납작한 주둥이, 긴 몸통, 큰 눈, 넓고 긴 가슴지느러미가 특징이다.
학명은 ‘Harriotta avia’로 붙여졌는데, 이는 새 종을 발견한 NIWA의 어류학자인 브릿 피누치(Dr. Brit Finucci) 박사가 자신의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Avia’는 라틴어로 ‘할머니’를 의미하는데 피누치 박사는 과학자로서의 경력을 쌓는 동안 할머니께서 자랑스럽게 응원해 주셨다면서, 유령 상어는 어류 중에서도 마치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매우 오래된 종에 속해 이름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령 상어는 주로 2,600m 깊이의 심해 바닥에 서식하며 그들의 서식지 특성상 연구와 관찰이 매우 어려운 종이다.
이러한 이유로 유령 상어의 생물학적 특성이나 멸종 위기 여부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어 이번 발견이 더욱 흥미로운 상황이다.
NIWA는 유령 상어가 상어와 가오리와 가까운 연관성을 가진 연골어류로 ‘ratfish’나 ‘rabbitfish’ 또는 ‘elephant fish’ 등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이들은 비늘이 없는 매끈한 피부를 가지고 있으며 새우나 조개류 같은 갑각류를 부리 모양의 이빨로 잡아먹는다.
이번에 발견된 유령 상어 표본은 뉴질랜드 인근의 ‘채텀 라이즈(Chatham Rise)’에서 채집됐다.
채텀 라이즈는 뉴질랜드에서 동쪽으로 약 800km 떨어진 남태평양 해저의 바닷속 고지로 대륙붕과 심해가 만나는 곳이며 약 1,000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다.
얕은 곳은 약 200m, 깊은 곳은 3,000m에 달하며 다양한 해양 생물 서식지로 유명하고 특히 상업적으로 중요한 ‘블루 코드(Blue Cod)’와 오징어, 크릴, 그리고 심해 어류가 풍부한 중요한 어장이다.
또한 이 지역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어류 자원의 지속 가능한 관리와 심해 생물 다양성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 독특한 해양 환경 덕분에 해양학적, 지질학적으로도 관심이 높다.
과학자들은 이 지역을 통해 해양 순환, 해류, 해양생물의 진화와 같은 주제를 연구하고 있는데 특히 이 지역은 심해 생태계 연구에 아주 중요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