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벌, 환자 베개 위에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호사는 "수술 병동인 9번, 10번 병동에서 말벌 문제가 수년간 간헐적으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 간호사는 "직접 본 말벌만 해도 상당히 많았고, 환자의 베개 위에서 발견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말벌은 주로 직원 휴게실과 환자 화장실에서 출몰했으며, 병원 측이 해충 방제 업체를 통해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해당 해충 방제 업체는 병원 내 말벌집이 가끔 발견되었지만, 신고를 받은 후 하루 이틀 내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10번 병동에서 방제 작업이 이뤄졌으나, 비로 인해 말벌이 보이지 않았고, 다음 주에 다시 방문해 신속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환기 문제로 의료진·환자 모두 고통... "환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치료받아야"
병원 직원들은 말벌보다 더 큰 문제는 환기 시스템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병동에는 제대로 된 에어컨이 없고, 병원 측은 계속해서 '수리할 예정'이라고만 말한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간호사들은 병동 내부가 너무 더워 땀이 얼굴과 등에 흐르는 것이 일상적이라며, 이는 환자들에게도 매우 비위생적인 환경이라고 우려했다.
한 간호사는 "이런 환경 속에서 환자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 그들은 더 나은 치료 환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발생한 병동은 조지 맨슨(George Manson) 블록의 최상층에 위치해 있는데 이 곳은 뉴질랜드 내 모든 병원 건물 중 가장 노후화된 시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병동을 포함한 병원의 리모델링 계획은 2017년부터 추진됐으나, 여러 차례 지연된 상태이다.
환자들, 병원 환경에 실망, "너무 덥고, 의료진도 부족"
넬슨 주민 케이티 프로서는 지난 2월 장 감염으로 10번 병동에 입원했으며, 당시 환경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솔직히 말해서, 말벌이 있어도 전혀 놀랍지 않다며, 오히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병원 상태가 엉망이라고 불평했다.
프로서는 병실이 너무 붐비고, 의료진이 너무 바빠서 환자들에게 충분한 케어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병동 내부가 너무 더워 고열을 낮추는 것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한밤중에 간호사가 얼음이 담긴 양동이와 수건을 가져와서, 이마와 겨드랑이, 배에 올려놓고 체온을 낮추려 했다고 전하며 병동이 너무 더웠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부, 말벌 문제 파악 못 해, 병원 리모델링 일정도 불투명
시메온 브라운 보건부 장관은 병원의 말벌 문제를 알지 못했다며, 넬슨 병원 리모델링 승인 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보건부(Health New Zealand)에서 병원 리모델링 관련 사업 검토를 진행 중이며, 현재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넬슨 병원의 시설 문제는 보건부의 외부 조사팀이 조사 중인 여러 사안 중 하나이다.
뉴질랜드 보건부 남섬(Te Waipounamu) 지역 인프라 책임자인 롭 오잘라 박사는 지난 18개월 동안 병동에서 단 한 건의 말벌 신고가 있었으며, 즉각적인 방제 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기상 여건으로 인해 넬슨 지역의 말벌 개체 수가 증가했으며, 개방된 창문을 통해 병원 내부로 유입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휴대용 냉방 장치를 배치해 병동 내 온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병동이 기존 환기 시스템이나 에어컨이 없는 구조라 각 병실에 적절한 크기의 휴대용 에어컨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잘라는 "환자 치료가 최우선이며, 병동 점유율이 높아 시설 개선 기회가 제한적이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