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 들어 건조하고 화창한 날씨인 이른바 ‘인디언 섬머(Indian Summer)’가 계속되자 캔터베리 지방의 각 지역 럭비팀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생겼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각 경기장의 구장 상태인데,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자 경기장 바닥이 한 마디로 시멘트로 다져진 바닥처럼 딱딱하게 변해 경기에 상당한 지장을 주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크라이스트처치를 포함한 이 지역의 각종 럭비대회를 관장하는 캔터베리 럭비 풋불 유니온(CRFU)은 이번 주말부터 경기를 주관하는 각 심판들의 판단에 따라 경기를 연기하거나 취소, 또는 구장을 옮겨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시골 지역으로 가면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특히 경기장 바닥에 물을 공급할 수 없거나 있더라도 고장이 나있는 구장은 상태가 안 좋아 실제로 주말 경기들이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경기장의 경우에도 경기장 구석 등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구역이 문제가 되는데, 지난주 경기가 치러진 사우스 브리지 지역 구장에서 뛰던 한 선수는 땅의 굳기가 마치 콘크리트 바닥 같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이로 인해 경기 중 뇌진탕이나 골절 등 부상을 입는 선수들도 예년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협회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안전과 그들이 부상을 당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재 이 지역에서 연령과 지역별로 각종 경기가 열리는 24개의 럭비 구장 중 여러 곳이 이 같은 상태이며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의 사우스 해글리 공원에 있는 경기장들 중 절반 가량도 이른바 태클 럭비를 진행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 지역에서 가을 럭비 시즌에 건조한 날씨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사상 처음인데 다행히 다음 주부터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있어 상황이 다소 호전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