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한 장의업체 대표가 국제 사기꾼에 속아 하마터면 거금 9천여 달러를 날릴 뻔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장례업체인 ‘Dignity With Sincerity Funeral Services’의 여성 대표는 지난 1월부터 안면이 전혀 없었던 한 남성과 몇 통의 이메일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
처음 받은 이메일에는, 이름을 오브라이언 로렌(O'Brien Lauren)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자신이 바다에 나와 조업 중인 어선 선장이며 아내인 미셸(Michelle)이 영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적혀 있었다.
그는 아내의 시신을 모국인 뉴질랜드로 실어오려는데 필요한 운구비 8,900 달러를 먼저 지급해 주면 몇 주 안에 크라이스트처치로 돌아와 갚겠다는 것이었다.
장례사업을 하면서 동정심이 남달랐던 이 여성 대표는 측은한 마음과 더불어 이메일을 보낸 남성에게도 믿음이 가 런던으로의 송금에 동의했는데, 그 배경에는 남성이 알려준 크라이스트처치 주소지에 사람이 없어 멀리 떠난 것처럼 보였던 데다가 런던의 장례업체도 실제 존재하는 업체라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
그녀는 신용카드를 사용해 돈을 보낼 수는 없다고 하자 선장이라는 남성은 Western Union을 통해 2개로 나눠 보내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 방식은 국제적인 사기꾼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녀는 송금을 하기 전에 최종적으로 로렌이 소속된 업체 대표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러나 자기네는 어선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으며 주변 업계에 물어 봐도 로렌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지 못한 답변이 돌아 왔다.
결국 이 대표는 시신을 보관 중이라는 영국의 장의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었는데, 해당 업체의 관계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시신의 본국 송환 때문에 전화했냐’고 묻더니 ‘그렇다’는 대답에 그것은 ‘사기(scam')’라고 잘라 말했다.
사기극임을 확인한 그녀는 경찰과 NetSafe와 접촉했지만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했으며, 얼마 뒤에 로렌에게 현재 인터폴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 답신을 보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없었던 사기꾼은 몇 주 뒤에는 첫 번째와는 다른 이름과 주소지가 담긴 똑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또 보내왔더라고 장의업체 대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