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의 시내 주택가를 관통하는 작은 개울들이 말라붙어 그 원인을 놓고 주민들과 관할 환경청, 전문가들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와이미이리(Waimairi) 개울과 와이-이티(Wai-iti) 개울이 대표적으로 이들 개울들은 펜달톤 등 고급 주택가를 관통해 에이본강으로 흐르는데, 점점 수위가 낮아지더니 급기야 몇 달 전부터는 아예 물줄기가 사라져버렸다.
물줄기가 말라버린 개울에는 빈 맥주캔과 플라스틱 등 각종 쓰레기와 함께 죽은 장어가 썩어가고 있으며 어쩌다 조금 남은 물웅덩이는 모기들이 들끓는 서식처로 변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변화를 놓고 관계 당국은 최근 2년 동안 이어진 가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여기는 반면 일부 주민들은 지나친 관개작업 등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원천수가 바닥나면서 발생한 일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인근에서 오랫동안 거주해온 한 주민은 이렇게 개울 바닥이 완전히 말라버린 적은 보지 못했으며 주변의 많은 주민들의 원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쩌다 비가 와도 탁한 물만 흐르곤 한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 개울들에는 과거에는 많은 장어와 송어들이 서식했으며 와이마이리 개울은 일부 주민들이 식용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기도 했는데, 이제 식용은커녕 아예 물줄기가 말라버려 개울 아닌 통로가 됐다.
한 전문가는 캔터베리 환경청(E-Can)의 시책을 믿지 못한다면서, 이처럼 개울물이 마른 주원인은 캔터베리 평원 일대에서 이뤄진 무분별한 관개작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환경청 관계자는 관개작업이 수위를 낮추기는 하지만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의 이번 경우는 지난 2년 동안 이어진, 그 중에서도 겨울에 계속된 강수량 부족이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환경청은 허가를 받은 양 이상으로 지하수나 표층수를 퍼올리지 못하게 항상 감독하고 있으며 와이미아리 개울을 비롯한 시내의 하천들 역시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