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에 남섬 케플러 트랙(Kepler Track)을 등반 중 눈사태에 300m 이상을 휩쓸려 사망한 2명의 캐나다 출신 20대들이 몇 차례 주어졌던 사전경고를 완전히 무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3세 동갑내기로 퀘벡 출신 대학생들인 이들에게 당시 주유소 주인이 날씨가 나빠져 트랙에 가서는 안 된다고 만류했고, 자연보존부(DOC) 직원도 눈사태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등반로를 택할 것을 조언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3월 3일 사건 조사에 대한 산악안전협회의 조사보고서가 나오면서 확인됐는데, 당시 경고를 받았던 이들은 캐나다에서 더 나쁜 상황에서도 등반을 했었다고 대꾸하면서 이를 무시하고 산행에 나섰다.
더욱이 이들은 무전기, 위치추적기(locator beacon)는 물론 눈삽이나 아이젠 등 기초적인 겨울용 등반장비 등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산행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망자 부모 중 하나가 자연보존부가 등반로를 폐쇄하지 않았던 이유를 질문했는데, 자연보존부는 바위를 청소하는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국립공원 내 등반로 출입을 금지하거나 폐쇄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담당한 관계자는, 자연보존부 직원의 규정 위반 행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 대신 위험 가능성이 있는 등반로에 경고용 간판을 달고 CCTV를 설치하는 등 눈사태로 인한 위험을 감소시키는 조치를 강화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