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섬 북단의 넬슨 지역과 서해안 북부의 오지를 이어주는 새 도로를 건설하자는 제안이 이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나왔다.
블러(Buller District)의 개리 하워드(Garry Howard) 시장은 12월 14일(월), 왕가페카(Wangapeka) 트랙을 이용해 넬슨과 블러 지역을 기존 도로망보다 절반 가량으로 단축할 수 있는 새 도로
건설 제안을 중앙정부에 할 것이라면서 시의회에 구체적인 안을 밝히고 지지를 요청했다.
하워드 시장의 제안은 서쪽의 왕가페카 로드 주차장으로부터 동쪽의 와이메아(Waimea)에
있는 롤링 리버(Rolling River) 주차장까지의 56km에
새 도로를 깔자는 것인데, 만약 도로가 건설된다면 현재 넬슨부터 서해안의 카라메아(Karamea)에 이르는 거리는 328km에서 169km로 대폭 줄어든다.
카라메아는 웨스트포트 북쪽으로 국도가 끝나는 막다른 곳에 위치한 마을로 다른 도시로 나가고자 하면 일단은 남쪽의
웨스토포트를 거쳐야만 가능해 지역주민들도 불편하지만 외지 관광객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워드 시장은, 그동안 이 지역의 중심산업이었던 광산업이 점점 활기를
잃어가는 상황에서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활기를 불어넣자면 새 도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존의 왕가페카 트랙 역시 이용자가 소수이며 새 도로가 오히려 더 많은 등산객들과 사이클 애호가들을 불러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그런데 문제는 새 도로 노선이 카후랑기(Kahurangi)
국립공원을 관통한다는 사실.
이에 따라 정치권도 제각각 입장이 다른데, 이 지역에 기반을 둔 국회의원
중 국민당의 모린 푸(Maureen Pugh) 의원은 지역경제의 부활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동당의 대미언 오코너 (Damien O'Connor) 의원은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오코너 의원은 새 도로가 개설되어도 기존 도로에 위치한 머치슨(Murchison0이나
리프톤(Reefton) 과 같은 작은 도시들처럼 관광객들이 머물지 않고 그냥 지나쳐버리는 경유지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웨스트 코스트 출신인 녹색당의 케빈 헤이그(Kevin Hague) 의원은
도로 개설에 대한 조사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이 제안에 지지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해, 실제로
새 도로가 개설되려면 수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왕가페카 트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