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까지 주인을 찾아온 한 반려견의 험난하기 그지없었던 여정이 언론에 소개됐다.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엄마를 찾아 떠났던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엄마
찾아 3만리’라는 소설만큼이나 1년 6개월 만에 극적으로 뉴질랜드 땅을 밟은 반려견은 이제 2살이 된 암컷 보더 콜리(border collie) 견종인 ‘모카(Mocca)’.
사연은 그의 주인인 마티아스 놈바라스코(Matias Nombarasco,
31)가 크라이스트처치에 위치한 카드만두(Kathmandu)사에 웹 개발자로 취직하고 파트너인
폴라 바체토(Paula Vaschetto)와 함께 뉴질랜드로 이주하던 작년 9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생후 6개월이었던 모카를 데려오기 위해 주인 부부는 6개월 동안의 검역 등을 마치고 아르헨티나에서 칠레, 그리고 오클랜드까지의
무려 23시간에 달하는 비행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수의사의 확인까지 받았다.
그런데 모든 절차를 끝낸 이들에게 첫 번째 시련이 닥쳤는데, 그것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관계 부서가 모카에 대한 서류 일체를 분실했다는 사실.
모카를 데려오려던 계획이 첫 단추부터 꼬이기 시작한 가운데 주인은 결국 추가 비용과 시간까지 들여가면서 현지의
여동생을 통해 다시 작업을 진행한 후 이번에는 모카를 데리러 직접 아르헨티나까지 날아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가 비행기를 타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까지 오는 도중에 총을 든 강도를 만나 여권은 물론
돈과 비자 서류와 컴퓨터 등이 담긴 배낭을 몽땅 빼앗기는 사건이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모카에 대한 서류를 다시 받으려 시도했지만 모카가 살던 로사리오(Rosario)
지역에 전기가 나가는 바람에 관련 서류의 전송이 불가능한 사태로까지 번졌는데, 그곳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는 차로 3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였다.
결국 다른 수의사의 확인 서류까지 받고 비행기를 다시 예약하는 등 그야말로 험난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과정을
거친 끝에서야 모카는 뉴질랜드 행 비행기에 겨우 실려질 수 있었다.
모카는 크리스마스 전에 뉴질랜드에 도착한 후 2주간 검역과정을 마치고
나서 12월 29일(화)에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주인 커플과 감격적인 해후를 했다.
모카의 주인은 서류를 두 번씩이나 다시 발급 받는 등 모카를 데려오기 위해 1년
반 동안에 걸친 전 과정에서 모두 8천 달러나 되는 비용을 지출해야만 했다.
그는 다시 만난 모카를 해변으로 데려갔으며 녀석이 짖고 꼬리를 치고 내달리면서 무척 즐거워했다고 전하고, 모카가 스페인어는 좀 알지만 영어는 'sit'과 'gimme five' 밖에 모르기 때문에 더 배워야 할 것이라고 행복한 표정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