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은행계좌에서 거액을 빼내 사용한 파렴치한 은행원이 법정에서 섰다.
생선가게를 맡은 고양이 같았던 이 은행원의 이름은 리키 조셉 카셸(Riki
Joseph Cashell, 38).
그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BNZ은행의 직원(customer services representative)으로 몇 년 동안 일하던 중 이 같은 범행을 하고
현재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그는 작년 11월 15일에
은행금고에서 빈 현금카드(debit card)를 발견하고 이 카드에89세의 한 할머니 고객의 은행계좌 정보와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수 개월 동안 쇼핑도 하고 택시비도 내고 외식도 즐기면서 한편으로는
현금도 여러 차례 꺼내 썼다.
그가 이런 짓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통장에 얼마나 돈이 있는지 알지 못했던 것은 물론
카드 발급 사실 자체도 몰랐기 때문인데, 경찰 수사관 앞에서 그는 할머니는 ‘아주 쉬운 대상(an easy target)’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게 동서고금의 진리.
금년 9월에 전월의 사용내역서를 보게 된 할머니의 아들이 은행에 확인을
요청했고 카드를 취소시켰는데, 그동안 카셸은 모두 56차례에
걸쳐 총 24,224 달러에 달하는 돈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은행 측 대변인은 이 같은 일은 극히 드문 일이지만 카셸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실망스럽게도 은행원으로서의 자신의
의무를 저버렸다면서, 즉시 직무를 정지시키고 피해액은 모두 변상했다고 밝혔다.
12월 18일(금) 오전에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현재 보석 중인
카셸은, 피해액을 모두 갚을 능력이 있다면서 유죄 처벌 없는 선고를 요청했는데, 선고 공판은 내년 3월에 있게 되며 그에게는 두 가지 혐의로 각각
최고 7년씩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