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대도시 중 걸인(beggars)들에게 가장 우호적인 도시는
어디일까?
정답은 웰링톤인데, 이는 웰링톤 시민들이 다른 대도시들에 비해 걸인들에게
적선을 많이 하는 편이고, 시의 조례 등으로도 구걸 행위에 대한 특별한 제한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청으로서는 골치 아픈 문제가 많고, 또
특히 상인들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에 따라 웰링톤 시청은 현황 파악과
문제 해결을 위해 5만 달러의 예산으로 관련 기관에 보고서 작성을 위임한 상태이다.
내년 1월까지 마련돼 4월까지는
시청에 제출될 예정인 보고서의 일부 내용이 최근 알려졌는데, 이에 따르면 웰링톤 시민 중 3/4이 걸인 문제가 염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크라이스트처치의 24%, 더니든 26%, 그리고 로워 허트에서의 28%라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응에
비해 무척 높은 수준이다.
특히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에서 걸인들이 웰링톤 도심으로 몰려 들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중인데, 이미 이는 웰링톤 시청으로서는 오래 전부터 이슈가 된 것으로 이번 보고서 작성 이전인 2013년에도 관련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캠페인에서는 걸인들에게 직접 적선을 하지 말 것과 함께 잔돈을 기부하거나 걸인들을 돕는 기금에 온라인으로
기부금을 보내는 등의 대안을 제시했으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도로 제자리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조례로 도심에서의 구걸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경우 걸인들이 이미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킬버니(Kilbirnie) 같은 다른 지역으로 몰리게 되는 풍선효과만 나타날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다.
한 구호기관 관계자는 걸인들이 숙소를 가진 경우도 많고 사회보장수당을 받고는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면서, 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들과 개별적으로 대화를 하는 한편 도움을 주는 각 단체들의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만드는 것이 해결책의 하나라고 말했다.
지역 경찰의 한 관계자도 부랑자 문제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시청과 밀접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걸인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이미 ‘걸인들의
메카’로 이름이 지어진 웰링톤 시청의 고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