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동물 제거에 사용되는 ‘1080’ 사용을 중지하지 않으면 분유제품에
독극물을 넣겠다고 협박했던 범인이 체포됐다.
마이크 부시(Mike Bush) 경찰청장은 10월 13일(화) 오후 1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클랜드의 사업가(businessman)인 60세의 한 남성을 범인으로 체포했으며, 피의자는 2가지 혐의를 받고 당일 마누카우 지방법원의 법정에 출두했다고
밝혔다.
범인의 이름 등 신원은 법원에 의해 내년 4월까지 공개가 잠정 금지됐으며
사진 및 영상 촬영이 불허된 가운데 피의자는 향후 2주 동안 구속 후 10월 28일에 다시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며 이때 범죄 내용에 대한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경찰청장 외에도 주요산업부(MPI)의 마틴 던(Martyn Dunne) 대표와 수사 책임자인 앤디 러브록(Andy
Lovelock) 총경이 함께 참여했다.
부시 경찰청장은 사건 발생 당시부터 단독범행일 것으로 추정했으며 오클랜드와 랑기티케이(Rangitikei)에서 수색을 했다는 사실 외에 더 이상의 자세한 수사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범인이 1080의 사용 금지보다는 돈이 더 큰 목적이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피의자가 협박성 이메일과 함께 우유가공 제품을 국내 최대의 낙농품 가공기업인 폰테라(Fonterra)와 농민연합(Federated Farmers)에게
각각 보낸 것은 작년 11월.
그는 만약 뉴질랜드 정부가 1080 사용을 3월말까지 중지하지 않으면 아기들이 먹는 분유와 기타 제품들에 독극물을 넣겠다고 협박했으며, 함께 보낸 패키지에서는 실제로 독극물이 검출돼 업계에 비상이 걸린 바 있으며,
이는 뉴질랜드 낙농품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제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당시 경찰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정부 역시 이를 매우 심각한 사건으로 간주하고 대처에 나섰는데, ‘콩코드 작전(Operation Concord)’으로 명명된 이번
수사에는 11개월 동안 35명의 전담인력을 포함해 2,600여명 가량이 참여했으며 60여명의 혐의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수사는 전통적인 기법과 함께 샘플에 대한 정밀한 분석 등 최첨단 기술이 대거 동원됐으며 지금까지의 수사 비용만 300만 달러에 달해, 이번 사건은 근래 몇 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했던
대형 사건 수사 중의 하나로 기록됐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범인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일제히 반기고 나섰는데, 존 키 총리는 단순한 협박으로 여길 수도 있었지만 사안이 매우 중대한 만큼 정부도 깊이 우려했다면서,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한 경찰에게 치하와 함께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또한 이번 일이 유사한 범행을 생각하는 이들의 행동을 억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한편 노동당의 앤드류 리틀(Andrew Little) 대표 역시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던 어려운 수사였다면서 경찰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한 폰테라와 농민연합은 물론 낙농업에 종사하는 농부들도 일제히 범인 체포를 반가운 뉴스라고 환영했는데, 테오 스프링스(Theo Spierings) 폰테라 대표는 낙농업
종사자와 유통업체는 물론 모두를 대신해 주요산업부와 경찰의 노력에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매시 대학의 한 마케팅 담당 교수는, 보통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끈기 있게 장기수사를 펼쳐 범인을 찾아냄으로써 국제적으로도 뉴질랜드의 낙농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래 사진은 수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