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원래 재외동포재단 코리안넷의 재외동포기자 24시에 올려진 내용입니다. |
"한 코 한 코…한 땀 한 땀…사랑을 담아서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도와요.”
아프리카의 신생아들의 생명 구하기에 힘을 보태고자 뜨개질로 모자를 만들어서 보내는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을 찾았다.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은 65세 이상 시니어들이 모여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노래 연습을 하고, 1년에 한 번 공연도 하고 있다. 단원들은 합창단에서 노래 연습을 마치고 한가한 시간을 활용해 뜨개질로 모자를 만들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 신현국 단장은 합창단원들이 목표를 정해서 뜨개질한 모자를 좋은 곳에 보내는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뜨개질하다 보면 밤샘을 하기도 해요.” 한 단원은 뜨개질에 집중하다 보면 여러 가지 잡념들이 없어지고 밤새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박영실 무지개 합창단 총무
“아프리카는 낮에는 뜨겁지만, 밤에나 새벽에는 영하 40도래요. 그래서 추워서 죽는 아기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여가 시간에 모자를 뜨고 있습니다.”
박영실 총무는 뜨개질하면서 어떤 때는 아무런 생각 없이 뜨고, 어떤 때는 이전에 못 했던 것을 생각하게 된다며, 노년에도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삶의 박차를 가하며 도전 의식이 생기면서 성취감도 있고 그래서 참 좋다고 말했다.
65세 이상의 시니어 그룹의 단원들 중 최고령자는 87세이다. 박영실 총무는 뜨개질에 참여하는 단원은 설렘이나 보람을 가지고 있으며, 함께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눈이 잘 안 보이거나 허리 통증 등의이유로 뜨개질을 못 하는 단원들은 뜨개질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녀는 현재 11명이 뜨개질에 참여하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물심양면으로 실을 제공해준다거나 응원해주는 일을 해주고 있다며, 무지개 합창단에 와서 이런 보람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보람 있다고 강조했다.
구영례 씨는 밤새워 뜨개질을 하는데 밤을 새웠는지도 모른다며, 한 땀 한 땀 올라가는 데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뜨개질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뜨개질한 모자가 누구에게 갈지, 그 부모가 얼마나 좋아할지를 상상하면서 미소 짓게 된다고 말했다.
직접 뜨개질을 하거나 응원과 격려를 하거나 하는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소감을 말했다.
▲ 박동하 단원, 무지개 합창단
박동하 단원 : “저는 뜨개질을 이전에 해본 적이 없어요. 안 해본 일을 하게 되어 망설여졌지만, 해보니까 어린아이들 눈망울을 생각하면서 자연적으로 사랑을 베푸는 실천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료한 시간에 뜨개질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었어요. 뜨개질이 정신 건강에도 좋고 치매 걱정을 많이 하는데 치매 예방도 되고 좋은 것 같아요. 뜨개질하는데도 공식이 있어서 한 코 한 코 뜨다가 기억해야 하니까…뜨개질하는 사람들에게도 참 좋아요”
▲오소영 단원, 무지개 합창단
오소영 단원: “직접 뜨개질에 참여는 못 하고 있지만, 무지개 합창단 총무님을 중심으로 뜨개질하는 분들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어요. 따뜻한 마음으로 시니어 그룹에서 실천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구영례 단원, 무지개 합창단
구영례 단원: “1년에 하나를 떠도 좋다고 시작했는데, 시작하고 나니 모두들 재미있게 생각하고 좋은 일을 해서 보람 있고, 정신 건강에도 좋은 것 같아요. 저를 포함해서 다들 신나서 뜨시는 것 같아요. 다른 곳을 도울 수 있는 것이 더 많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프리카 아기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뜨개질하면서 우리가 얻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김예순 단원: “제가 모자를 뜨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한숙자 사모님을 통해 배워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생명 살리기라는 그 말 자체가 좋아서 시작하게 되었고 한 땀 한 땀 한 코 한 코 떠올려서 모자 하나가 완성되었을 때, 성취감을 갖게 되었어요. 아프리카의 아이들의 모습이 아른거렸으며 사랑이 샘솟음을 느끼며 기쁨을 알았습니다”
▲윤필임 단원, 무지개 합창단
윤필임 단원 : “저는 성당에 자매님들이 15년 전부터 모자 뜨기로 아프리카 신생아들 돕기 할 때 처음 참여했었고요. 그 이후에도 다른 교회 등에서 참여했었는데 지금은 눈이 안 좋아서 직접 뜨개질은 못 하지만, 다른 분들이 뜨개질하는 것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
집에서 모자를 뜨개질하여 무지개합창단 단톡방을 통해 사진을 찍어서 올려주며 서로 격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인터뷰는 하지 않았지만, 37개를 뜬 한 단원은 환한 미소로 뜨개질 모자에 집중하는 순간의 보람과 느낌을 대신했다.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의 2022년 공연은 10월 15일로 예정되어 있다.
아름다운 화음으로 동포 사회에 시니어 그룹의 건강한 모습을 증명하는 이 단체의 아름다운 사랑의 실천이 먼 아프리카의 이름 모를 아기들에게 따스하게 가 닿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의 박영실 총무는 아프리카 신생아를 돕기 위한 뜨개질 모자 만들기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으로 연락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코리아 포스트 매제 719호에 책자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