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북쪽의 오호카(Ohoka) 인근에서 9월 10일(목) 아침에 개와 함께 걷던 한 주민이 작은 물개(fur seal) 한
마리가 하천 둑에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소 지친 듯 보였던 이 물개가 있던 곳은 해안으로부터 11km나
떨어진 곳.
그런데 신고를 받고 달려온 자연보존부(DOC) 직원이 한 눈에 그
물개를 알아보았는데, 그것은 이 물개가 3주 전에 인근 바다의
연어양식장을 기웃거려 먼 곳으로 옮겨놓으면서 수염 일부를 잘라 놓아 표시를 해놓았었기 때문.
당시 물개는 양식장에서 75km나 떨어진 버드닝스 플랫(Birdling's Flat) 해변에 방사됐으며, 당시 직원들은 뱅크스
페닌슐라(Banks Peninsula)를 빙 돌고 돌아 2곳의
해양보호지역과 물개 서식지들을 지나야 하는 만큼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농담을 하면서 물개를 놓아준 바 있었다.
그런데 물개는 이 같은 사람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단 3주 만에
먼 길을 돌아 이전보다 더 먼 130km나 떨어진 곳에 다시 나타난 셈이다.
다만 달라진 것은 중간에 있는 연어양식장을 지나쳐 카이아포이(Kaiapoi) 강을
따라 내륙 깊숙이 들어왔다는 점과 함께 더욱 커지고 튼튼해졌다는 사실.
결국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새끼 물개는 이번에는 100km 가량
떨어진 타우무투(Taumutu)의 바닷가에서 방사됐다.
DOC 직원은 전보다 30km 가량
더 멀어진 거리가 물개가 돌아오지 못하도록 해주기를 기대하면서도 결과는 3,4주 기다려보아야 한다며
이전과는 다른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