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국가인 뉴질랜드에서는 국도는 물론 특히 지방도로 등을 달릴 때 길을 잃고 헤매는 가축들과 차량이 부딪히는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
최근에도 한창 바쁜 출근시간대에 왕가누이의 시내 한가운데에 소 한 마리가 나타나 결국 경찰이 총으로 사살하는
일까지 벌어졌으며, 이 장면은 뒤따라가던 시민에 의해 고스란히 촬영돼 인터넷에 공개된 적도 있었다.
실제 통계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전국에서는 같은 유형의 사고가 모두 2천 건 이상이나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모두 7명이 숨졌는데, 최근 소와 충돌사고로 아들을 잃은 한 엄마가 목장 주인들의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3월에 웨스트코스트의 하리하리(Harihari)
지역에 살던 코디 핑크(Codey Pink, 당시 23세)는 친구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안개가 자욱했던 길에서 조심스럽게 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길 잃은 황소와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중상을 입고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으로 후송됐던 그는 결국 사고 이틀 뒤인 3월
15일 사망했는데, 3개월 뒤인 6월에도 크라이스트처치 인근의 얄드허스트(Yaldhurst)에서 오토바이를
타던 51세 남성이 말과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이어졌다.
핑크의 엄마인 자신타(Jacinta)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가 났을 당시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이 아무 것도 없었다면서, 부딪힌
소가 앞 유리창을 뚫고 아들과 직접 충돌했던 듯 아들의 얼굴 부분 뼈들이 전부 뒤쪽으로 몰린 채 부러져 있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당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들의 친구는 무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녀는
당시 경찰이 유죄 입증을 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소 주인을 처벌하지 못하자 이에 대한 목장주들의 책임 강화를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그녀는 경찰이 가축 주인들에게 좀더 책임을 강하게 묻기 시작한다면 그들이 더욱 신경을 써서 울타리와 출입문을
돌보는 등 가축관리에 책임감을 가질 것이라면서, 사고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사고가 너무
자주 일어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말과 차량의 충돌 테스트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