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밀톤 지역의 공원에서 잇따라 벌어진 4건의 가짜 폭발물 소동의
범인은 뜻밖에도 현직 시청 직원이자 의용소방대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8월 10일(월) 아침에 해밀톤 지방법원에서 담당 판사에 의해 이름 공개가 허용된
범인은 27세의 브래들리 데이비드 테일러(Bradley David
Taylor)였다.
그는 해밀톤 시청의 공원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groundsman)이었으며
동시에 인근의 나루아와히아(Ngaruawahia) 지역의 의용소방대원(volunteer
firefighter)이기도 해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해밀톤 시내의 고워(Gower) 파크에서 3차례, 그리고 멜빌(Melville)
파크에서 한 차례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연쇄적으로 폭발물로 의심되는 꾸러미를 화장실에
놓아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폭발물 의심 꾸러미가 발견되자 오클랜드에서 육군의 폭발물처리팀이 출동하고 와이카토 병원과 가까운 남부 해밀톤
일대가 수 시간 동안 통제되는 등 큰 소동이 일어나 주민들에게 상당한 불편으로 초래했었다.
그는 보석 상태에서 다음달 다시 법정에 출두할 예정인데, 그의 신원이
전해지자 소방대의 한 관계자는 가급적 말을 아끼면서도, 전국에서 힘들게 봉사 중인 소방대원들을 크게
실망시킨 일이라면서 범인의 행동을 비난했다.
시청 관계자 역시 그가 지난 2년 반 동안 시청 소속의 공원관리인으로
근무해 왔음을 확인하면서, 그러나 법적인 이유로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일러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등 모두 4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날 법정에는 테일러의 모친과 테일러의 파트너 등이 함께 나왔으며 그의 모친은 옷에 달린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테일러가 거리로 나설 수 있도록 법정 밖에서 기다리던 한 사진기자를 밀쳐 내기도 했다.
또한 담당 변호사는 그의 이름이 공개되면 언론 보도에 따른 편견으로 그에게 불이익이 올 수도 있다면서 비공개를
요청했으나 판사는 어떠한 실제적인 편견의 위험성도 없다면서 이를 기각했다.
한편 고워 파크에 근거지를 둔 멜빌 유나이티드 AFC 축구 클럽의
한 관계자는, 만약 이번 소동이 단 2주일이라도 먼저 발생했었다면
세계적 뉴스거리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는데, 그 이유는 지난 6월에
열린 FIFA U-20 월드컵에 참가한 카타르와 포르투갈, 세네갈과
콜롬비아 팀이 당시 이곳에서 훈련을 했기 때문이었다.
(사진 출처: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