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스위스에서 유엔의 무급 인턴으로 일하며 텐트에서 지낸다는 20대 키위 청년의 이야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데이비드 하이드(David Hyde, 22)는 현재 제네바의 유엔기관에서
무급 인턴으로 있는데, 처음 제네바에 왔을 때 숙소를 구하려 했지만 너무도 비싼 물가 때문에 불가능하자
아예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런 사연이 현지 신문인 트리뷴(Tribune)에 기사화됐고
이를 본 현지인들이 공원으로 찾아와 그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자전거도 한 대 기증했으며, 정치인들도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처음에는 순진한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었지만 방을 구하는 게 불가능했으며,
도움이나 동정심을 바라고 언론에 전한 게 아니라 무급 인턴들의 실정을 알리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인턴을 마치지 못하고 떠난다면 취업에 필요한 증명서를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다른 인턴들도 6개월의 과정 동안 오직 부모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엔의 대변인은, 제네바의 각 유엔 산하 기관들은 연간 162명의 인턴을 채용한다면서, 그러나 인턴들의 급여 지급 여부는
해당 기관에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그의 엄마는, 그가 신문기사를 보내와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들이 어릴 때부터 강직한 면이 있었다면서 가족들이 도움 줄 방법을 찾아보겠지만 아들이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친에 따르면 하이드는 파리에서 정치공학을 공부하고 케냐에서 일하는 등 최근 외국 생활을 많이 했으며 다른 형제들이
연락이 종종 어려운 그를 찾아 페이스북을 뒤지기도 한다면서, 최소한 이번 여름에만이라도 잘 먹고 따뜻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