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일) 밤 8시 25분경에 오클랜드 도심의 마이어스 파크(Myers Park)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슬로바키아 출신의 격투기 선수인 21세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세번(David Cerven)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지난 3월 20일에 호주로부터 1년짜리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뉴질랜드로 입국했다.
그는 유럽에 있을 당시 킥복싱과 K1 토너먼트에 출전한 경력이 있는
슬로바키아에서는 상당히 많이 알려진 파이터였으며 현재 인터넷 유튜브에는 그의 경기 영상이 다수 소개되고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있기 하루 전날 밤에 노스쇼어 지역의 한 데어리에서 칼로 무장하고 강도 행각을 벌이는 등 최근
리쿼숍 등지에서 모두 3차례에 걸쳐 강도 범죄를 저질러 이미 수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렌필드에 있는 한 리쿼숍에서 근무 중 지난 일요일에 강도를 당했던 한 한국 교민은, 범행 당시 세번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칼을 들고 현금을 요구할 때 마치 전에도 경험이 있는 것처럼 아주 침착했었다고
언론에 전하기도 했다.
범인은 지난 수요일에 인근의 또 다른 리쿼숍에 들어가 혼자 있던 여자 주인에게 칼을 겨누고 돈을 요구했는데, 그는 두 군데 리쿼숍에서 각각 500 달러와 400 달러의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번은 사망 당일 저녁 7시 23분에
경찰에 전화를 걸어 공원으로 경찰이 와줄 것을 요구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비무장 경찰관이 그가
무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을 요청해 재차 출동한 무장 경찰관 2명이 그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총기가
발사됐다.
당시 2명의 경찰관은 총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세번과 10~20m 가량의 거리를 두고 접근하다가 거의 동시에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총기 사용 과정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일련의 사건 전개 과정은 공원의 CCTV 카메라에 기록된 상태이다.
한편 오클랜드에 있는 슬로바키아 명예영사는, 세번은 매년 슬로바키아
출신 젊은이 100명에게 제공되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입국했으며, 그를 만난 적은 없으며 그가 어디에서 일했고 주거지가 어디였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이런 일이 없었다면서 현재 뉴질랜드에는 슬로바키아
출신 영주권자가 350여명으로 아주 작은 커뮤니티라면서 사건 발생 후 세번의 모친을 비롯한 가족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