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3일(화) 크라이스트처치 인근에서 2명이
사망했던 대형 교통사고는 당일 근교로 설경을 감상하러 나섰던 노부부가 익숙하지 않은 시골길을 달리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 멜톤(West Melton) 인근에서 오후 2시 30분경 벌어졌던 당시 사고는 각각 88세 남편과 81세 부인으로 알려진 노부부가 몰던 승용차가 신호등이
없는 한적한 교차로에서 말 수송용 트레일러를 끌던 4WD(도요타 하이럭스)를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이들 노부부는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은퇴촌에 살고 있으며 평소 다니지 않았던 길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는데, 현장을 찾은 유족들은 노부부가 곡선으로 휘어진 길을 가다 보니 앞에 교차로가 있다는 사실 자체도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정지신호가 적힌 간판이 큰 나무에 가려져 있어 잘 보이지도 않았던 데다가 사고시각에 아마도 강한 직사광선이
이들의 시야를 방해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유족들은 덧붙였는데 당시 사고로 노부부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노부부의 이웃들은 그들이 최근 들어 다른 때보다 더 자주 외출을 했었다고 전했는데, 노부부의 두 아들은 부모들이 이날 눈 구경에 나선 길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자신들이 알기에 노부부는 사고 장소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넬슨에서 처음 만나 1957년 결혼 후 남편은 블레넘에서
공군으로 복무했는데,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크라이스트처치 성당에서 오랫동안 봉사해 현지의 천주교 신자들
간에는 잘 알려진 부부였으며 최근 부인의 건강이 악화되자 남편이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생활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사진은 자료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