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으로 전달 받은 ‘대변이 담긴 유리병(a glass jar of faeces)’을 자신이 근무했던 회사의 사장 측 변호사에게 다시 보냈던 한 부동산중개인이
법정에서 유죄 선고는 면했지만 피해자 배상과 함께 기부금을 낼 것을 명령 받았다.
6월 30일(화) 오전 오클랜드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담당 판사는, 부동산중개업체인 ‘Netrealty’ 대표인 그랜트 캠벨 터커(Grant Campbell Tucker, 58, 사진) 피고인에게
사회단체와 피해자에게 기부금과 배상금으로 각각 750 달러씩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신원미상의 인물로부터 배달되어 온 소포>
그동안 법정에서 터커와 그의 변호사는 그가 이번 일에 어떻게 휘말리게 되었는가를 설명했었는데, 그에 따르면 사건은 작년 2월에 터커의 이름이 붙은 대변이 담긴
유리병이 신원미상의 사람으로부터 터커에게 배달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그는 해당 물건을 받자마자 경찰에게 달려갔지만 조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가운데 터커는 이 물건을, 자신의 전 고용주이자 사건 당시 경쟁자였던 ‘Custom
Residential’의 찰스 윌스(Charles Wills) 대표가 보낸 것이 틀림 없다고
판단, 그의 변호사에게 편지와 함께 이를 돌려보내기로 결심했다.
그가 이처럼 생각한 이유는, 이전에 터커가 주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사와 분쟁이 일자 윌스가 터커의 수수료 45%를 손해를 보게 만들었으며 이에 대해 사과는커녕
아예 회사건물에 출입도 못 하도록 막아 놓았었기 때문.
그런데 3월 6일 다시
소포로 보내진 이 유리병이 배달 과정에서 깨졌고 결국 소포를 받은 변호사는 이를 열려다 냄새에 깜짝 놀라 오클랜드 경찰서로 뛰어 갔으며, 경관이 보는 앞에서 다시 개봉하는 과정에서 소포는 발코니로 내던져져 버리고 말았다.
변호사는 당시 참기 힘든 냄새가 구역질과 함께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심했다면서,
세균 덩어리인 이런 물건을 소포로 보낸 것은 천연두 세균이 담긴 것을 보낸 것이나 다름 없으며 이는 관련 법에서 정한 것보다 더욱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언론의 큰 주목을 끌었지만 사건은 결국 미스터리로 남아>
한편 밖으로 내던져진 유리병 내 물질은 안전과 보건 상 이유로 더 이상 추가 분석이 이뤄지지 못해, 결국 최초에 이것을 누가 터커에게 보냈는지에 대한 조사도 할 수 없게 돼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터커의 변호사는 이 사건이 언론의 관심을 크게 끄는 바람에 피고인이 명성에 큰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작년에 이 사건이 보도되자 한동안 사람들에게 큰 화제거리가 되었으며 이번 재판 결과 역시 주목을 끌던
참이었다.
담당 판사는 피고인이 이름 비공개를 요청하지 않았으며 대중들의 관심에 큰 피해를 입지도 않았다면서, 그가 합리적 이유 없이 충동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서, 그러나
여러 정황을 참작해 유죄 선고 없이 기부금과 보상만을 하도록 명령했다.
유죄 혐의가 인정되면 터커에게는 ‘유해한 물질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딸려 있는 ‘우편법(Postal
Services Act)’과 ‘통신법(Telecommunications
Act)’을 어긴 혐의로 최대 5,000 달러의 벌금형이 부과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터커가 전화를 이용해 공격적 행동을 했다는 또 다른 기소 건은 각하 시켰는데, 그러나 그는 이번 재판 결과와는 별도로 부동산중개인협회의 ‘징계위원회(Real Estate Agents Disciplinary Tribunal)’에도 출석해야 하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