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에 시달린 북부 캔터베리의 한 목장주인이 양을 동원해 글자를 만드는 해프닝을 벌였다.
파나수스(Parnassus)에 사는 마이크 보울러(Mike Bowler)라는 이름의 이 목장 주인이 900여 마리나
되는 양들을 동원해 만든 글자는 ‘버거(BUGGER)’.
이는 속어로 ‘골치 아픈 일’, 또는
한국말에서 쓰이는 ‘제기랄’ 처럼 무언인가를 탓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약한 수준의 욕으로써의 의미가 담긴 말이다.
그는 양들에게 줄 사료를 살포기를 이용해 국도 1호선이 지나는 인근의
산등성이에다가 글자 모양대로 뿌려 양들이 모여들도록 고안했는데, 양떼가 만든 글자는 5~10분간에 걸쳐 그 형태를 유지했다.
보울러는 양을 동원해 글자를 만들 때는 조심해야 되며 항상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라면서, 당초에는 ‘Bugger’보다 좀 더 자극적 문구도 생각했지만 국도
바로 옆이라서 그러지 않았다고 전했는데 그는 평소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여러 가지 형태를 만들었다.
또한 그는 같은 방법으로 한 마리의 키위 새 형상을 만들기도 했으며 이런 작업을 하면 지나던 운전자들이 멈춰서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들을 ‘Agri HQ’의
페이스북에 올렸으며 이를 접한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부 캔터베리 지역은 지난 계절 동안 극심한 가뭄을 겪어 가축에게 먹일 풀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으며, 지난 주말에서야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해당하는
10mm 가량의 비가 내렸지만 이미 풀이 자라기에는 계절적으로 늦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많은 농민들이 가축을 도살하거나 다른 지역의 농장으로 팔고 있으며 보울러 역시 지난 1월부터 모두 120톤의 곡물사료를 소비하는 등 매일 상당한 돈을
들여 양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 출처: Facebook)